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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선 "줄었다", 금감원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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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순익 서로다른 계산법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카드업계와 금융당국이 순이익 계산을 놓고 설왕설래를 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순익은 숫자상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하지만 정작 카드사들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줄었다고 주장한다. 일각에선 이를 두고 카드업계의 엄살이라고까지 말한다. 숫자로 명확히 드러나는 이익을 두고 이처럼 주장이 엇갈리는 이유는 무얼까. 카드사 순익에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19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에 따르면, 카드업계의 올해 상반기 총 순이익은 1조41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821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각 전업 카드사별 순익도 전년동기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카드가 6909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000억원이 폭증했고, 롯데카드는 827억원으로 150여억원, 신한카드는 4232억원으로 40여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난달 말, 카드사들이 금감원 전자공시사이트를 통해 일제히 공개한 반기보고서에 기록된 순익은 금감원 통계정보와 매우 다르다.

삼성카드의 지난해 상반기 순익은 2129억원으로, 올해 순익 6909억원에서 에버랜드 지분 매각이익(5355억원)을 제외하면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순익이 줄었다.

신한카드는 순익이 지난해 4421억원에서 4311억원으로 줄었고, 롯데카드는 1066억원에서 889억원으로, 현대카드는 1563억원에서 105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어째서 공표하는 곳에 따라 숫자가 달라졌을까. 정답은 바로 대손준비금 때문이다.

금융위는 지난해부터 K-IFRS를 적용하며 카드사들에게 대손충당금 외에 대손준비금을 더 쌓도록 했다.

IFRS는 대손충당금을 발생손실 기준으로 적립하기 때문에, 카드사들은 기존에 쌓던 대손충당금보다 훨씬 적은 금액을 쌓게 된다. 때문에 건전성을 우려한 금감원이 카드사들에게 추가로 준비금을 쌓도록 요구한 것.

금감원 지도에 따라 카드사들은 대손준비금을 쌓았고, 이 금액은 순익계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대손준비금은 자본 항목에서 차감되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감원은 순익을 계산할 때 대손준비금을 모두 포함해 계산, 통계정보시스템에 공표했다. 이에 따라 IFRS를 처음 적용한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대손준비금으로 쌓은 금액이 모두 이익에 반영되면서 이익이 매우 낮게 나타났고, 올해는 기저효과로 순익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보여진 것이다.

일례로 지난해 3월 분사한 국민카드의 경우 대손준비금을 쌓으면서 이 금액이 순익으로 모두 잡히자 지난해 상반기 순익은 0원이 됐다. 그러나 실제로 IR자료에서 밝힌 국민카드의 지난해 상반기 순익은 819억원이다. 금감원 자료만 본다면 지난해에 돈을 하나도 못 벌어들인 국민카드가 올해에는 968억원이나 벌어들인 것처럼 보이는 반면, 실제로는 올해 순익이 작년보다 못 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삼성카드의 경우에도 금감원에 따르면, 에버랜드 이익을 제외하더라도 지난해보다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IR자료로 볼 경우 에버랜드 이익을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순익이 절반 정도 감소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부터 줄곧 순익이 발표될 때 마다 금감원에 순이익 계산으로 발표히 주석을 달아달라고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의견은 반영되지 않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아닌 타 기업의 경우에도 대손준비금을 따로 쌓을 경우 자본 항목의 이익잉여금으로 포함시킨다"며 "해석의 여지가 있긴 하지만 발표되는 기준이 달라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금감원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포함해 순익을 계산하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투자자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는만큼 설명이라도 달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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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별 기자 silver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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