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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흑인사회서 사랑 실천하는 한인 2세 목사 -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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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흑인 거주구역에서 피부색을 초월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목사의 사연이 26일(현지시간)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에 소개돼 화제다.

피터 진(33) 목사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흑인 강도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던 적이 있다. 그후 피터 목사의 부모는 운전 중 흑인들이 옆을 지나갈 때마다 차 문을 잠갔다고 회상한다.
그러나 그는 흑인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았다. 독립기념일이던 지난 7월4일 집에 도둑이 들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도 그는 범인이 흑인일 것이라는 지레짐작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교회의 흑인 신자들이 자비를 대어 돕겠다고 나설 정도였다. 2012년 현재 진 목사는 워싱턴DC 랭던의 피스펠로우십 교회에서 흑인들과 함께 자신의 부모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미국 대도시에서 지역 한인사회와 흑인사회간의 갈등은 뿌리깊다. 1991년 로드니 킹 사건으로 터진 로스앤젤레스(LA)폭동사건이 대표적이다.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집은 다른데 두고 가난한 흑인 지역에서 장사를 한다는 비난이 나온다. 올해 초에는 흑인이자 전 워싱턴DC시장을 역임한 매리언 배리 시의원이 “흑인 거주구역에서 불결한 아시아인들의 가게들이 사라져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 때문에 3년 전부터 흑인 거주지에서 흑인들과 함께 일하고 생활하고 있는 진 목사는 남다른 관심과 존경을 받고 있다. 원래 의사가 꿈이였던 그는 동부 아이비리그 명문대에서 의학을 전공했지만, 대학 시절 기독교 여름캠프에 참가한 것이 그의 삶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결국 가족의 반대를 뒤로 하고 자퇴한 그는 신학대학을 진학한 뒤 결혼을 하고 북부 버지니아주 한인사회에서 첫 목회자 생활을 시작했다. 2009년 워싱턴DC에 온 진 목사는 마침 임시목사를 찾고 있던 피스펠로우십 교회와 연이 닿아 이곳에 정착하게 됐다. 새로운 환경에 대한 걱정도 있었지만, 랭던의 흑인 지역주민들의 예상치 못한 따뜻한 환대에 놀랐다. 진 목사는 “주민들이 자신들의 친구이자 목사로 나를 기꺼이 받아들여 주는 것에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랭던에서 3년 넘게 지내는 동안 한인 출신이라는 그의 ‘차이’는 사라졌다. 그는 완벽한 지역 흑인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진 목사는 "한인 출신 2세대인 내가 여기서 깨달은 것은 처음 내가 가졌던 모든 걱정이 부모 세대의 경험에서 나왔다는 점이었다“면서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문화 속에서 자란 나와 같은 이들의 경험은 흑인사회 문화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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