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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눈여겨보라"던 정몽구 회장, 이제 미국 정조준

최종수정 2012.08.21 11:21 기사입력 2012.08.2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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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내일 미국 갈 준비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미국 현장점검은 출발 전날인 지난 19일에서야 급박하게 결정났다. 지난해 6월 이후 14개월만의 미국방문이다.

작년 9월과 올해 3월 연이어 세계 재정위기 근원지인 유럽을 찾으며 경영진에게 "유럽시장을 눈여겨볼 것"을 수차례 주문했던 정 회장이 이번에는 눈을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으로 돌렸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21일 현대차 그룹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일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LA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의 업무보고를 받고, 현대차 앨라배마공장과 기아차 조지아공장을 방문한다. 정 회장은 미국시장 판매 전략을 점검한 뒤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품질을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오는 24일 귀국 후 돌아오는 월요일인 27일에는 계열사 부회장 및 사장을 대상으로 한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한다. 이 자리에서 미국 현장점검과 관련된 주요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3일에도 정 회장은 경영전략회의를 주재할 예정이다.

정 회장의 이번 출장은 하반기 현대ㆍ기아차 수출전략의 중심축이 미국으로 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정 회장이 유럽지역을 연이어 찾자 그룹 경영진은 유럽재정위기와 관련된 전략 수립, 위기경영 체제 확립을 우선순위로 뒀다. 지난 6월 정 회장이 경영전략회의서 "유럽을 눈여겨보라"고 짧게 지시한 직후에는 그룹 전반적인 유럽시장 전략이 재검토됐다. 유럽시장에 대한 대응마련이 어느 정도 안심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자, 이제는 양대시장인 미국으로 눈길을 돌린 셈이다.

급히 확정된 계획은 그만큼 미국시장 상황이 긴박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국시장에서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 우려와 함께 도요타, 혼다 등 일본차 업체들의 대대적인 물량공세가 현대ㆍ기아차를 위협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 7월까지 미국 시장에서 75만5000여대를 판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 대수가 12.3%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9.1%보다 약간 줄어든 9% 선에 그쳤다.

이에 반해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일본차들의 회복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마이너스 7%대 성장률로 추락했던 도요타는 올해 7월까지 28.3%, 혼다와 닛산은 각각 18.9%, 14.7% 판매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정 회장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일본차 업체 등의 물량 공세나 할인 공세에 끌려가지 않고 '제값 받기'를 통한 브랜드 가치 높이기에 주력하되 선제적인 마케팅 전략 수립 등을 통해 경제 위기 상황을 돌파하라는 지시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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