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주 이화여대 인문과학원 교수, 하와이 한인연구가 로버타 장씨가 수집한 구술자료 엮어 '하와이 초창기 한인사회' 책 펴내
하와이의 한인연구가인 로버타 장씨가 1910년대부터 1930년대에 태어난 하와이의 한국인 이민자 2세대를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담게 된 배경이다. 그녀는 "많은 이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나는 상황을 지켜보며 모두가 하직하기 전에 그들의 삶과 역사를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절박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의 삶에는 그들이 살아온 시대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이 책에 실린 19명의 구술기록에는 그 나라의 언어를 전혀 모르고 아주 다른 인종과 풍토를 가진 나라로 이주했을 때 사람들이 어떻게 생존해 가는가를 보여준다. 또 이국땅에서 사람들은 어떻게 서로 비슷한 사람들과 모여 의지하며 사는지, 삶에 대한 두려움이 어떻게 사람들에게 신에 대한 믿음을 불러일으키는지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고국이 어려울 때 어떻게 그들이 굳건히 뭉쳐 고국을 돕는 역할을 하는지, 동시에 지도세력에 따라 사람들이 어떻게 반목하는지도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구술은 사적인 경험인 동시에 한국 역사가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한 생생한 기록인 것이다.
'구술생애사'는 어떤 역사적 의미로 포장되거나 추상화되지 않고 자신들의 개인적인 경험을 있는 그대로 얘기한 기록이다. 그래서 더 역사적인 가치가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시대의 영향을 받은 자신의 시각에서 묘사하게 되며, 그렇게 나온 구술 자체가 역사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상미 기자 ysm1250@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