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흥선의 한글 편지, 수신은 아내가 아닌 며느리 명성황후"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흥선대원군 이하응이 한글로 자기 부인에게 써서 보낸 것으로 알려진 편지의 수신자가 며느리 '명성황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종덕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1차 조선시대 한글편지 공개 강독회에서 "대원군이 '뎐 마누라 젼(前)'이라고 봉투에 적어 보낸 편지가 사실은 명성황후에게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편지가 쓰여진 때는 대원군이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중국 톈진에서 유폐 생활을 하고 있을 당시인 1882년이다.

편지의 일부 내용에는 "다시 뵙지도 못하고 (내가 살아 있을)세상이 오래지 아니하겠으니, 지필을 대하여 한심합니다. 내내 태평이 지내시기를 바라옵나이다"이라고 적혀있다.

이 연구원은 "'뎐 마누라 젼'의 '뎐'은 대궐 전(殿)자이며, '마누라'는 지체 높은 사람의 부인을 높여 부를 때 사용된 말"이었다면서 "그동안 '마누라'를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 해석해 이 편지가 대원군이 자기 부인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편지의 사연을 보아도 (수신자가) 부인이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사례로 순조 임금의 딸 덕온공주의 손녀인 윤백영 여사의 글에도 '뎐 마누라'의 표현이 나오는데 이도 역시 부인이 아닌 중전을 뜻하는 말이라는 것.

이 연구원은 "편지 내용 중 '마마께서는 하늘을 도우셔서 환위를 하셨거니와 나야 어찌 생환하기를 바라오리까'에서 '환위'는 제자리로 돌아옴이라는 뜻으로,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지방으로 피신했다 왕궁으로 돌아온 일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안부를 물을 때 임금인 고종의 안부를 먼저 묻는 게 일반적이나, 대원군이 아들인 고종보다 명성황후의 안부를 먼저 물었던 것은 당시의 다급한 상황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7일 오후 신정서각에서 '2차 조선시대 한글편지 공개 강독회'를 개최한다. 이날 이 연구원은 흥선대원군의 톈진 보정부 유폐 생활 중 아들 이재면에게 보낸 편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한다.



오진희 기자 valere@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