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덕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은 지난달 27일 열린 1차 조선시대 한글편지 공개 강독회에서 "대원군이 '뎐 마누라 젼(前)'이라고 봉투에 적어 보낸 편지가 사실은 명성황후에게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편지의 일부 내용에는 "다시 뵙지도 못하고 (내가 살아 있을)세상이 오래지 아니하겠으니, 지필을 대하여 한심합니다. 내내 태평이 지내시기를 바라옵나이다"이라고 적혀있다.
이 연구원은 "'뎐 마누라 젼'의 '뎐'은 대궐 전(殿)자이며, '마누라'는 지체 높은 사람의 부인을 높여 부를 때 사용된 말"이었다면서 "그동안 '마누라'를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 해석해 이 편지가 대원군이 자기 부인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편지의 사연을 보아도 (수신자가) 부인이 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편지 내용 중 '마마께서는 하늘을 도우셔서 환위를 하셨거니와 나야 어찌 생환하기를 바라오리까'에서 '환위'는 제자리로 돌아옴이라는 뜻으로, 임오군란 때 명성황후가 지방으로 피신했다 왕궁으로 돌아온 일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그는 "안부를 물을 때 임금인 고종의 안부를 먼저 묻는 게 일반적이나, 대원군이 아들인 고종보다 명성황후의 안부를 먼저 물었던 것은 당시의 다급한 상황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7일 오후 신정서각에서 '2차 조선시대 한글편지 공개 강독회'를 개최한다. 이날 이 연구원은 흥선대원군의 톈진 보정부 유폐 생활 중 아들 이재면에게 보낸 편지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한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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