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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폭탄세일'에 숨겨진 엄청난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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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버린 백화점, 반값이 유행된 마트

백화점, 자존심 버리고 상품권, 쿠폰 증정
마트, 반값, 착한, 통큰 제품 줄줄이
홈쇼핑, 세번구매 고객에 선물 등 단골잡기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 이윤재 기자]#롯데백화점은 얼마 전 전단지를 총천연 원색으로 바꿨다.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중시하는 백화점이 럭셔리를 버리고 '품격'이 떨어지는 원색으로 바꾼 것은 매출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한 파격적인 조치다.
#이마트는 브라질 원두커피를 직소싱해서 시중가의 80% 가격에 선보였다. 이마트가 준비한 물량은 총 19t, 1만6000개다. 평소 원두커피 판매량은 30~40개로 이마트는 두 달이상 판매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물량을 확보했다. 그러나 '반값 커피' 소식에 소비자들이 모두 달라붙었고, 결국 8일만에 준비한 물량이 완판됐다.

유통업체의 폭탄 세일은 소비자들이 짠물소비에서 시작됐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제 값주고는 물건을 사겠다는 소비자들이 줄어든 영향이다. 백화점들은 매일 할인 중이라고 체감될 만큼 올 들어서 세일행사를 매달 진행 중이다. 자존심도 버리고 대형마트나 온라인쇼핑몰의 전유물이었던 폭탄세일, 땡처리까지 등장했다.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재고 처리를 위해 불가피한 조치인 셈이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들은 지난 22일부터 일제히 '브랜드 세일'에 들어갔다. 브랜드세일과 겹쳐진 여름세일은 29일까지. 통상백화점 여름 세일은 브랜드 세일(7일)과 정기 세일(17일)을 합쳐 24일간 진행했지만, 올해는 38일로 역대 최장 세일 기간으로 늘어났다.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정기세일 기간을 17일에서 31일로 2주일 연장한 탓이다.
이례적인 세일에는 매출 부진이라는 배경이 깔려 있다. 백화점 매출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3%(기존점 기준)에 그쳤다. 금융위기때도 꿋꿋히 두자릿수 성장을 유지하던 백화점들로서는 충격적인 현실이다.

백화점 관계자는 "원가 수준에 세일을 하지 않으면 고객들이 오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지난 해 말부터 시작된 백화점의 수난이 끝이 보이지 않는 것이 문제"이라고 토로했다.

고객유치를 위한 아이디어도 다양하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달 구매금액의 7%를 상품권으로 증정하는 이벤트까지 시행했다. 2006년 이후 6년 만이다. 일반적으로 구매금액의 5%에 해당하는 금액을 상품권으로 주던 것을 2%포인트 올린 것이다. 폭탄 세일에 덤으로 상품권까지 증정해야 될 정도로 장사가 어렵다는 얘기다.

현대백화점도 매달 세일 릴레이다. 1월 신년맞이 파워세일을 시작으로 2월부터 5월까지 매달 최대 19일간 세일을 진행했고 이달에도 여름 사은 축제에 브랜드세일까지 2개나 개최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행사상품 비중이 크게 늘어났다. 지난 1월 17.1% 였던 행사상품 매출 비중은 3월에는 18.2% 까지 늘어났고 지난 달에는 19.1%까지 증가했다.

올 5월 기준 할인쿠폰이 발급된 상품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를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2%의 약 2배나 높은 수치다. 매달 쿠폰 발급 상품 매출 신장률은 증가세다. 1월 17%에서 2월 29% 3월 24% 4월 30% 5월37%까지 올라섰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매장 내에 보기 좋게 진열된 정상상품 대신 행사장 매대에 누워있는 이월ㆍ행사상품을 구매하고, 집으로 날아오는 백화점 쿠폰북으로 사는 소비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을 위해 최근에는 신상품의 할인 비중도 커졌다. 예년에는 20%대도 많은 정도였지만 요즘은 30%도 넘는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서는 '반값'이라는 단어가 유행이 됐다. 지난해 11월 이마트가 '반값TV'를 출시한 이후부터 ▲반값 커피 ▲반값 자전거 ▲반값 청바지 ▲반값 화장품 ▲반값 삼겹살 등 반값 상품이 트렌드처럼 생겨났다. 품목과 가격대를 가리지 않고 퍼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제값주고 사는게 바보"라는 표현까지 아끼지 않았다.

트렌드에 따라 이마트는 꾸준히 반값 상품을 출시했고, 홈플러스는 착한상품, 롯데마트는 통큰ㆍ손큰 상품으로 가격 경쟁에 불을 붙였다. 특히 올 3월 초부터 대형마트 3사들은 일제히 가격 인하ㆍ동결을 발표하면서 생필품, 신선식품의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또 대형마트들은 때마다 끊이지 않고 할인 행사를 진행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유혹했다.

홈쇼핑도 불황 타개를 위해 독특한 방송 콘셉트를 선보이고, 월간 행사상품을 증정하는 등 불황 탈출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GS샵은 6월한달간 세 번이상 구매하는 고객에게 리엔샴푸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또 다른 홈쇼핑도 불황에 떠나는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뿐만아니라 고정가격으로 절대 값을 내리지 않던 편의점들도 가격인하에 동참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3월부터 과자, 유음료, 아이스크림 등 총 700여개 품목에 대해 10% 할인 판매를 진행중이다. 또 미니스톱도 21일부터 소주, 신라면 등 9개 주요 품목에 대해 평균 17%의 가격 인하를 단행하는 등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
이윤재 기자 gal-r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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