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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내 아내의 모든 것' 류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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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내 아내의 모든 것' 류승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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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태상준 기자] '공룡' 블록버스터 '어벤져스'도 넘었다.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 진출작 '돈의 맛'과 하지원ㆍ배두나 콤비의 감동 실화 '코리아'도 사뿐히 추월했다. 17일 개봉된 로맨틱 코미디 '내 아내의 모든 것'은 개봉 일주일 만에 전국 관객 100만 명을 넘어서며 각국 대표 영화들이 무한 경쟁 중인 5월 한국 극장가에서 짜릿한 흥행 1위를 선점했다. 관객들의 입 소문도 좋다. 개봉 둘째 주 관객 수가 급감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내 아내의 모든 것'은 개봉 둘째주 오히려 관객 점유율이 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흥행의 중심에는 영화의 두 주연배우인 임수정과 이선균의 스타 파워가 존재한다. 그러나 극 중 임수정을 유혹하는 '카사노바' 장성기 역 류승룡의 파격 변신을 빼 놓아선 안 된다. 류승룡? '평양성' '고지전' 그리고 지난해 최고 흥행작이었던 '최종병기 활'의 청나라 장수 '쥬신타' 등 더 이상은 굵고 강렬할 수 없을 남성적 이미지로 어필한 배우다. 이런 그가 갑옷과 군복을 벗고 근사한 명품 슈트와 '달달'한 언변으로 무장한 카사노바로 갈아탔다. 그런데, 꽤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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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변신 꼭 그렇지는 않아요. 과거 이런 모습을 보여줄 기회가 없었을 뿐입니다. 제가 생긴 것은 이래도 제 내면에는 여성적이고 섬세한 부분도 있습니다. TV 드라마 '개인의 취향'에서는 동성애자로도 출연하기도 했었지요. 지난해 계속 남자들과 연기하면서 다른 걸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 때 '내 아내의 모든 것'이 왔죠.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덥석 물었지요.(웃음)

강렬한 외모 "얼굴 생김새가 강해서 할 수 있는 역이 한정적이다"라는 우려를 주변에서 많이 합니다.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평양성'이나 '고지전'처럼 강렬한 이미지 외엔 할 수 있는 게 없다면 문제가 되겠죠. 다행히도 그 모습은 제 일부분일 뿐이에요. 예를 들어 '최종병기 활'과 '시크릿', '내 아내의 모든 것'의 캐릭터들은 모두 류승룡이 연기하지만 다 달라요. 앞 두 작품의 캐릭터가 제 내면의 강렬함과 집요함ㆍ폭력성을 캐릭터에 맞게 확장시킨 것이라면,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섬세하고 유머러스한 부분을 끄집어 낸 거에요. 모두 다 제 안에서 출발한 겁니다. 완전한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낼 수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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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노바 관객들이 카사노바에게 기대하는 게 있잖아요. 1970년대 한국 멜로 영화의 전형성 같은 거죠. 사실, 거기에서만 끝나면 재미없어요. 전형성에 예측불허 실수와 돌발 행동 등 '허당' 조미료를 첨부하려고 했어요. 민규동 감독에게 제가 적극적으로 제안했어요. 사실 코미디에 대한 이해나 경험은 감독보다 제가 더 많거든요. 예를 들어 극 중 성기가 말하는 대사는 시나리오와 토씨 하나 다르지 않아요. 대사 애드립 대신 특정 장면에서 즉흥 연기를 많이 시도했어요. 극 중 성기가 경찰서에서 스카프를 던지고 도망가는 장면은 철저히 제 즉흥 연기죠. 다행히도 관객들이 많이 좋아해서 다행입니다.
열정 20대 때는 연극에 대한 열정의 도가 지나쳐서 타인들에게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힌 적이 많았어요. "다른 사람은 왜 나처럼 열심히 하지 않을까?" "다른 사람들은 왜 모두 나 같지 않을까?" 정말 터무니없는, 조바심과 한탄으로 점철된 시간들이었죠. 이후 수많은 연극과 뮤지컬 '난타'를 하면서 변했어요. 뒤늦게 영화로 넘어오면서 공동체 작업의 중요성도 절실하게 깨닫게 되었고요. 불혹(不惑)이잖아요. 말처럼 '불혹' 하려고요. 고민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치열하게 고민하죠. 그러나 아무리 고민해도 해결될 종류의 것이 아니라면 그냥 놔요.

류승룡 자기를 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잖아요. 저는 아직도 저를 잘 모르겠어요. 제 안에 어떤 모습이 있는지 모르겠으니까 작품을 만날 때마다 강박 관념에 시달리면서 캐릭터와 매번 싸울 수 밖에요. 아직은 강한 상대를 못 만난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제 필모그래피가 점수 제 복싱 경기였다면 앞으론 UFC에 진출하는 기분으로 살려고요.(웃음) 철창 안에 갇혀서 맨발ㆍ맨주먹으로 싸우는 파이터의 느낌이랄까? 배우로서 더 처절하고 치열하게 부딪히고 깨지면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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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상준 기자 birdcage@ㆍ사진=이준구(ARC 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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