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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협회 "수술 정액제 반대"..진료거부까지 거론

최종수정 2012.05.14 15:07 기사입력 2012.05.1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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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대한의사협회가 '진료거부'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7월부터 시행될 '수술 정액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다.

노환규 의사협회장은 14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의사들은 포괄수가제를 저지하기 위해 진료를 거부할 각오까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협회가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일은 흔히 있지만, 진료거부라는 극단적 가능성을 내비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노 회장은 5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신임 회장이다.

7월 시행 예정인 포괄수가제는 일종의 '수술 정액제'로, 특정 수술의 진료비를 미리 정해놓는 방식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 보건의료시스템이 채용하고 있는 행위별수가제의 반대 개념이다.

예를 들면 현재는 같은 맹장 수술이라도 A의사가 행하는 시술 및 검사의 내용과 B의사의 것이 다를 수 있고 진료비도 병원마다 다르다. 하지만 포괄수가제가 되면 '맹장수술은 얼마'와 같은 식으로 정부가 정해 놓는다. 의사가 어떤 시술이나 검사를 하더라도 환자에게 받을 수 있는 돈은 동일한 것이다.
때문에 병원이 돈을 더 벌기 위해 필요 없는 검사를 남발하고 입원일수를 늘이는 식의 행위는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그만큼 환자는 의료비용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높아지고 더불어 경제적 부담도 감소한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로 포괄수가제 도입을 추진해 왔다.

반면 의사들은 좋은 의료를 선택할 권리를 빼앗고 진료의 '질'도 하락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노 회장은 "포괄수가제의 의미와 파장을 알게 되면 국민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반대할 제도"라고 주장했다. 의사 입장에선 원가를 최대한 줄여 수익을 보전하려 들 것이며, 환자에 따라 값비싼 새 기술을 적용해야 할 때가 있는데 의사가 손해를 보면서까지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노 회장은 "환자는 규격화 된 '싸구려 진료'를 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의사협회는 포괄수가제 시행에 대한 전면 거부를 공식 선언했다.

복지부는 건강보험 지출을 통제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을 포괄수가제로 전면 바꾸고 싶어 한다. 그 중간 단계로서 오는 7월부터 맹장ㆍ탈장ㆍ치질ㆍ백내장ㆍ편도ㆍ제왕절개ㆍ자궁제거 등 7가지 수술에 대해 동네의원과 중소병원에 포괄수가제를 적용하고, 내년 7월부터는 대형병원에도 의무화 할 예정이다.


신범수 기자 ans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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