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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황후 국상 때 백성들 신 만들던 '갖바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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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황한갑 선생

고 황한갑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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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명성황후의 국상 때 온 백성이 신을 흰 신발 '백혜(白鞋)'를 만들기 위해 밤샘작업을 했던 조선황실의 마지막 갖바치. 고종황제의 즉위 때 황제의 기품 있는 발걸음을 만들기 위해 신을 꿰맸던 장인 고(故) 황한갑 선생의 숨결이 되살아났다.

화혜장은 한국 전통 가죽신을 만드는 전문 기술자를 말한다. 황한갑 선생 집안의 신발은 당시 장안에서 으뜸으로 소문 나 있었다. 황 선생은 근대 이후 최초의 화혜장이자 3대째 가업을 이어간 조선 최고의 신 짓는 장인이었다. 내로라하는 이들이 모두 황선생의 신발을 신었다. 덕수궁, 운현궁, 의친왕궁에까지 신을 댔다.
그러나 갑오개혁 후 고무신과 구두가 쏟아져 들어왔고, 1900년대 중반 더 이상 전통신을 찾는 이가 없어졌다. 황 선생을 찾는 이들도 점차 사라졌다. 그는 열여섯에 신 짓는 일을 시작해 일흔을 넘겨서도 혼자서 신을 만들었다. 그에게 남은 것은 전통 신에 대한 신명과 애착이 전부였다. 이런 절박한 모습을 본 손자 황해봉씨가 할아버지의 신 짓는 기술을 결국 물려받았다. 1972년 끊길 뻔 했던 전통신이 5대째 이어지게 된 것이다. 화혜장 보유자이면서 손자인 황해봉을 통해서다.

고 황한갑 선생의 생애와 작품이 오는 17일부터 선보인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은 오는 17∼31일까지 서울 삼성동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기획전시실에서 '2012 중요무형문화재초대전: 5인의 유작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고인이 된 다섯 장인들의 작품과 삶을 조명하고, 그 대를 잇는 제자들의 작품과 이야기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전시로 특별기획됐다. 이 자리에선 중요무형문화제 제 116호 화혜장 보유자 황씨가 들려주는 할아버지와의 배움과 추억도 나누게 된다. 또 나전장 송주안(10호), 나주샛골나이 김만애(28호), 악기장 김광주(42호), 두석장 김덕용(64호) 선생 등 전통공예발전을 힘쓰다 돌아가신 다섯 분의 1세대 장인들을 만날 수 있다.
황한갑 선생의 작품들

황한갑 선생의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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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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