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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시장 투자액 中·日, 한국의 5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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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대비 13.8% 불과… FTA 앞두고 대비해야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일본 최대 통신업체 NTT는 지난 2010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IT회사 디멘션데이터를 32억4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자사의 통신 노하우에 디멘션데이터의 네트워크를 더해 기업용 시스템 시장을 잡는다는 전략이었다.

NTT는 1년 뒤 디멘션데이터를 통해 76건의 공동 수주에 성공했다. 여기서만 90억달러에 이르는 일감을 따냈다. 그해 동일본 대지진으로 유선통신과 광케이블 매출이 급감했지만, NTT는 디멘션데이터에서 얻은 수익으로 저지선을 칠 수 있었다.
#중국의 토종 자동차 회사 지리(吉利)는 2010년 스웨덴의 고급 자동차 브랜드 '볼보'를 인수했다. 세계 자동차의 전시장으로 불리는 중국 시장에서 이듬해 볼보차 판매 대수는 54% 급증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세계적인 명차 롤스로이스를 빼닮은 모델을 만들어 '산자이(山寨·짝퉁 소굴)'라 조롱당하던 지리 자동차는, 2009년 호주 변속기업체 DSI를, 이듬해 볼보를 인수하며 단시간에 기술력 과외를 받았다.

곧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일 중국과 일본이 공세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동안 우리는 겨우 몸을 풀고 있었다는 정부의 보고서가 나왔다.

13일 기획재정부가 펴낸 '우리나라 인수·합병 및 그린필드 해외직접투자(OFDI)의 동향, 특징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2010년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에서 해외직접투자가 차지한 누계액 비중은 13.8%에 그친다.(UN 무역개발회의)
선진국(41.4%) 평균치나 세계 평균치(32.6%)를 한참 밑도는데다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작은 개발도상국과(15.7%) 비교해도 뒤처져있다. 우리나라가 실제 투자액인 송금액 기준으로 해외직접투자에 쓴 돈은 2010년 242억달러, 2011년 256억달러에 머물렀다. 그나마 이뤄진 해외직접투자도 선진국들이 선호하는 M&A 방식보다는 해외에 생산시설을 이전하는 그린필드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이웃나라들은 M&A를 통해 적극적으로 기술력과 시장을 키워왔다. 중국은 에너지나 자원 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에 적극적이다. 경제가 크는 만큼 에너지 수요가 늘어날 거라고 예상해서다.

2010년 중국의 해외직접투자액은 680억달러. 우리가 투자한 금액의 2.6배를 웃돈다. 절반 이상은 M&A 방식으로 투자됐고, 2010년에는 에너지·자원 기업에 대한 M&A 비중이 전체 금액의 93% 이상이었다. 대상국은 브라질, 캐나다, 호주 등 자원 부국들이다. 중국 정부는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총알로 쓰고 있다. 전세계가 미국발 금융위기에 휘청했던 2008년, 중국은 해외직접투자액을 두 배 이상 늘렸다.(521억달러)

금융위기 이후 한 풀 꺾였다고는 하지만, 일본 역시 우량 기업 사냥에 정평이 나있다. 엔화강세와 풍부한 현금이 일본의 뒷배경이다. 일본의 해외직접투자 규모는 2008년 1280억달러로 정점에 다다랐다 2009년 747억달러로 줄었고, 이듬해 562억달러까지 감소해 중국에 추월당했다.

일본은 무역진흥기구(JETRO) 등을 통해 기업의 해외투자를 돕는다. 장기융자 등 대출 편의도 봐준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해 "국제협력은행(JBIC)을 통해 약 1000억달러를 기업에 빌려줄 계획"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재정부는 이런 분위기를 전하며 "선진국들이 선호하는 M&A 방식 투자는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그린필드 방식에 비해 위험도가 높지만, 단시간에 성장 발판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면서 우리 기업들의 발상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재정부는 특히 "빚이 많아 고전하는 유럽의 우량 기업들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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