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원 한국밸류운용 부사장 "유틸리티·음식료 등 유망"
변동성이 높은 장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만난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사진)은 '패러다임의 변화'를 역설했다. 예의 흔들림없는 평온한 얼굴로 기자를 맞은 이 부사장은 내년 주식시장 전망을 묻는 질문에 '가치투자 전도사' 다운 답변을 내놨다. "거시경제 변수를 보지 않고 오직 개별기업 가치에 집중한다"는 이 부사장은 내년 키워드로 '저성장 시대의 본격적인 도래'를 꺼냈다.
이 부사장은 "가치투자를 하다보니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극과극을 달린다(웃음)"며 "지난달 코스피가 1800이 깨졌을 때 국내 대형 IT주를 대거 편입하면서 운좋게 수익률이 확 올라갔다"고 말했다.
특이할 만한 점은 한국밸류자산운용이 삼성전자를 10년만에 포트폴리오에 대거 편입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펀드매니저에게 삼성전자는 '머스트 해브 아이템(반드시 보유해야 할 종목)'이 된지 오래지만 가치투자자인 이 부사장은 그동안 삼성전자를 줄곧 외면해왔다. 모든 투자자의 관심 대상인 삼성전자는 절대 저평가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였다. 삼성전자의 내재가치를 계산할 능력도 미래의 수익을 예측할 능력도 없다는 게 과거 이 부사장 생각이었다. 그런 이 부사장이 삼성전자에 눈길을 돌린 것이다.
이 부사장은 "성장둔화기에 경기순환주는 힘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환경, 에너지, 식량, 바이오 기업 가운데 이익을 내는 기업이 신성장주로 떠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에게나 완벽한 주식은 없다"며 "주가가 빠질 때 실망하지 않고 자신의 투자성향과 자금의 목적 등을 철저히 따져 중심을 지킨다면 반드시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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