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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천일의 약속>, 그 쓸쓸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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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천일의 약속>, 그 쓸쓸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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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출연자
수애 - 이서연 역, 김래원 - 박지형 역, 이상우 - 장재민 역, 정유미 - 노향기 역
다섯 줄 요약
아버지를 여의고 동생과 함께 고모 집에서 지내던 이서연은 사촌오빠 장재민의 친구인 박지형을 만나 짝사랑을 시작한다. 박지형 또한 이서연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지만 약혼녀 노향기 때문에 애매한 마음을 두고 유학을 떠나게 된다. 그 사이 박지형을 마음에 묻은 이서연은 부지런하게 직장을 잡아 독립해 살아가던 중 우연히 화랑에서 박지형을 만난다. 하지만 박지형의 결혼 전까지 후회 없는 사랑을 하기로 한 이서연은 기억을 잃어가게 된다.

프리뷰
어릴 적 아버지를 잃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여자는 약혼자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지만 기억 상실증에 걸린다. 이 설명만 듣는다면, 너무나도 익숙한 설정에 채널을 돌릴 수도 있다. 하지만 김수현 작가, 정을영 감독의 작품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SBS <내 남자의 여자> 이후 4년 만에 미니시리즈로 돌아온 김수현 작가의 20부작 <천일의 약속>은 서늘한 가을바람만큼이나 쓸쓸한 정통 멜로다. 허술한 것과는 거리가 먼 김수현 작가답게 이서연은 그저 비련의 여주인공이 아니라 “일찍이 애어른이 되었고, 미운 군식구가 되지 않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만들어진 자기 보호색일까, 명랑 쾌활, 서비스 정신으로 무장되어 있는” 인물이고 박지형 또한 “나이도 어렸고 환경의 차이도 걸림돌이었고, 자기감정에 대한 확신도 미지수”인 이서연에게 순정을 바치는 남자다. 이처럼 김수현 작가의 섬세한 필력과 그의 오랜 파트너 정을영 감독의 영상이 만난 <천일의 약속>은 짧은 대사만으로 눈물샘을 자극할 준비를 하고 있다. <천일의 약속>은 “사람들의 마음이 날카로워져 있는 이 시대에 시청자 마음을 열고 푸근하게 할 수 있는 가을의 순애보”라는 김영섭 CP의 말처럼 오랜 기억에 남는 정통 멜로가 될 수 있을까.

볼까, 말까
볼까? “벌써 이서연이 된 것 같아요” 제작발표회의 수애 모습은 그의 말처럼 극중 인물 이서연이 튀어나온 것 같았다. “대사 외에도 전달해야 하는 감정이 많다”며 “토시 하나 안 틀리고 선생님(김수현) 의도를 전달하기 위해 열심히 외우고 있다”는 수애의 말투는 평소보다 빨랐다. 평온해보이지만 결혼할 여자가 있는 남자에게 거침없이 다가갈 만큼 마음 속에 불을 안고 있는듯한 수애의 모습은 김수현 작가 작품 속 여자 주인공의 모습과 다른 새로움을 기대하게 만든다. 군 제대 후 바로 촬영에 돌입해 깊은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웠을 법하지만 “연기할 때 외에도 수애에게 한시도 눈을 때지 마라는 감독님 말이 인상적이었다”는 김래원 또한 “누가 봐도 미련한 순애보”를 연기할 준비가 돼 있는 듯 보인다. 여기에 박영규, 이미숙이 보여줄 부부 연기 등 중년 연기자들의 모습도 드라마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듯.
말까? <천일의 약속>의 슬픔은 회를 거듭할수록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소리를 지르고 격정적인 음악이 흐르는 장면 뿐 아니라 일상의 곳곳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슬픔이 터져 나온다. “극적인 장면보다 서연의 일상을 표현하는 디테일한 감정이 가장 어려웠다”는 수애의 말처럼 긴장과 슬픔은 이 작품의 중심이다. 배우에게도 힘들 감정은 시청자에게도 감정 노동이 될 수 있다. 동시간대 드라마와는 차별화되지만 무거운 드라마의 분위기가 시청자를 얼마만큼 이끌고 갈 수 있을지 미지수다. 김수현 작가의 절절한 사랑이야기는 과연 시청자에게 잊혀지지 않을 드라마로 남을 수 있을까.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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