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8월 폭락장때 대박친 그들, 성공투자 노하우는?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골드메이커]주식시장에 뜬 '노아의 방주'

8월은 주식투자자에게 끔찍한 한 달간이었다.

미국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시작해 연일 계속된 주가 폭락은 신문지면을 가득 채웠고 개인투자자의 자살 소식 등 흉흉한 뉴스가 줄을 이었다.
아래 그래프에서 보듯,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코스피지수가 20% 가량 떨어진 것도 충격이었지만 더욱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던 것은 평소 경험해보기 힘든 하루 등락폭이었다.

시장 전체가 개별종목처럼 2~4%씩 오르내렸는데 심지어 8월 19일 하루에만 6.22%가 폭락했다. 이 정도면 불안이 아니라 공포라 해야겠다.

이는 마치 창세기에 나오는 노아의 홍수를 떠올리게 한다. 그칠 줄 모르는 비, 공포스럽게 점점 차오르는 물, 아우성 치는 사람들 등 갖가지 장면들이 주식시장과 묘하게 겹쳐 보인다.

성경에 기록된 바와 같이 홍수 때 대부분의 사람들이 물에 잠겨 죽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의를 따르지 않았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이번 폭락장에서 원칙을 져버리고 지나친 욕심을 냈던 사람들은 뼈아픈 상처를 입었다.

우선 가장 먼저 물에 떠내려갔던 사람들은 빚을 내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었다. 주식의 장점은 손실이 원금에 국한되고 만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인데, 신용이나 미수를 써 투자한 투자자들은 장밋빛 미래를 꿈꿨지만 주가 낙폭이 커지자 회복할 새도 없이 반대매매 되어 재기할 기회마저 잃어버렸다.

그 다음으로 추세에 편승해 한쪽으로 몰려간 군중들이 피해를 입었다. 80년대 후반 트로이카(증권, 무역, 건설), 99년에는 인터넷, 2007년에는 조선주 열풍 때 그러했듯이 일부 군중들은 실적이나 가격에 개의치 않고 차화정이라는 당대의 주도주에 지나치게 많은 투자를 하다가 이번에도 많은 상처를 입었다.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제 홍수가 올지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올 것이라는 예상

노아는 하나님으로부터 말씀을 받아 많은 사람들이 물에 잠기게 될 것을 알았지만 현실세계에서 우리는 언제 주식시장에 홍수가 덮칠지 결코 미리 알 수 없다.

다만 쏠림 현상이 심해지면 언젠가는 끝이 오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가치투자자의 양심상 미래가치까지 기반영된 가격에 주도주에 편승하는 결정을 내릴 수는 없었다.

특히나 경험적으로 주위의 압박으로 원칙을 지키는 게 너무나도 힘들고 버거울 때 바로 그 때가 끝이 임박했을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역시 ‘차화정은 사면 무조건 돈 번다’, ‘여기 편승 못하는 사람이 바보다’, ‘이번만은 다르다. 이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계속되는 추세다’ 이런 분위기가 팽배했을 때가 역설적으로 가장 참을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치투자 원칙을 지켜 운용한 기관들은 이번 폭락장에서 상대적으로 고객의 자산을 잘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 가치투자자들이 특출난 일을 한 게 아니다. 단지 언젠가 올지 모를 홍수에 쓸려가기 싫어서 비싸게 생각됐던 주도주의 비중을 줄이고 실적이 좋은 저평가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짰을 뿐이다. 즉 노아처럼 미리 방주를 만들었던 셈이다.

방주의 특징은 우산과 마찬가지로 화창한 날엔 필요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래서 평소에 방주를 만드는 사람은 바보 취급을 받는다.

가치투자자도 마찬가지 상황이었다. 과거 인터넷 주식이 잘 나갈 때, 조선주가 기록적인 주가상승을 보일 때처럼 주도주의 가격이 솟구칠 때 주도주를 보유하지 않는 것은 미련해 보인다.

하지만 가치투자자들은 주도주로 많은 돈을 벌기보다는 만에 하나 있을지도 모를 홍수에 휩쓸리는 것을 더 싫어하기 때문에 좋은 실적을 내지만 아직 시장의 관심이 적은 종목을 찾는다.

저평가된 상태라서 안전마진이 크고, 높은 진입장벽을 갖고 있는 종목들로 짜여진 포트폴리오는 갑작스런 폭락을 이겨낼 수 있는 좋은 방주 역할을 해준다.

물론 실적이 좋은 소외종목을 찾는 일은 너무도 힘들고 지루한 작업이다. 하지만 남들이 손가락질할 때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가치투자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덕분에 홍수에 휩쓸리지 않고 고객들의 자산을 지켜낼 수 있었다.

◆상황은 아직 진행 중…욕심내지 말고 원칙 지켜야

8월의 대홍수에는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아직 상황이 끝난 것은 아니다. 선진국의 경기둔화 우려, 신흥국가들의 인플레 우려, 유럽국가들의 재정위기 문제 등 지난 홍수의 원인이 되었던 이러한 문제들 중 속 시원히 해결된 것은 하나도 없다.

9월에 발표될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시장에 충분하다고 인정되거나 유럽 국가들의 채권상환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그 동안 급락한 주도주 위주로 시장이 빠른 속도로 회복될 수도 있다. 하지만 향후 발표될 경기 지표들이 예상치를 계속 하회할 경우 또다시 홍수가 나타날 수도 있다.

이처럼 미국 주도의 자본주의 체제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누구도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이슈들이 부각됨에 따라 시장의 변동성은 당분간 확대된 상태로 이어질 것 같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미스터마켓과 안전마진 개념을 믿는 가치투자자에게 변동성은 좋은 친구다. 변동성이 없는 시장과 있는 시장 중 하나를 택하라면 필자는 후자를 택하겠다.

기업을 분석하고 있는 가치투자자에게는 폭락이 좋은 기업의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도록 해주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폭락장에서 평소 지켜보고 있었던 몇몇 우량 종목을 싼 값에 살 수 있었는데, 펀더멘털과 무관한 가격변동이 일어났던 덕택이었다.

향후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알 수 없지만 서구권의 경기둔화는 불가피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는 서구 소비자를 상대로 한 사업보다는 신흥국 소비자 또는 내수를 상대로 하는 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 미국 소비자가 아니라 중국 또는 국내소비자에게 매력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중국에서 화장품, 생활용품, 제과, 유통, 사료첨가제 등의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내수에서는 구조적이며 예측 가능한 성장을 하는 산업과 기업을 찾아야 한다. 기업화의 과정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는 식자재유통업도 그 예가 될 수 있다.

8월 홍수는 아직 진행 중이고 어떻게 끝이 날지 알 수 없다. 여전히 햇빛이 쨍 했다가 갑자기 비를 뿌리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잃어버린 원금 생각에 변동성이 커 보이는 주식들에 투자, 대박을 노리는 시도는 다시금 홍수에 휘말릴 수 있는 위험을 지니고 있다.

이번 폭락이 면밀한 분석을 통해 최악의 경우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종목들로 엄선해 장기투자 하는 건전한 투자문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한다.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김민국 VIP투자자문 대표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방문증 대신 주차위반 스티커 붙였다"…입주민이 경비원 폭행 전치 4주 축구판에 들어온 아이돌 문화…손흥민·이강인 팬들 자리 찜 논란 식물원 아닙니다…축하 화분으로 가득 찬 국회

    #국내이슈

  • 머스크 끌어안던 악동 유튜버, 유럽서 '금배지' 달았다 휴가갔다 실종된 '간헐적 단식' 창시자, 결국 숨진채 발견 100세 된 '디데이' 참전용사, 96살 신부와 결혼…"전쟁 종식을 위하여"

    #해외이슈

  • [포토] 조국혁신당 창당 100일 기념식 [포토] '더위엔 역시 나무 그늘이지' [포토] 6월인데 도로는 벌써 '이글이글'

    #포토PICK

  • 경차 모닝도 GT라인 추가…연식변경 출시 기아, 美서 텔루라이드 46만대 리콜…"시트모터 화재 우려" 베일 벗은 지프 전기차…왜고니어S 첫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그곳]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리는 日 '사도광산' [뉴스속 인물]"정치는 우리 역할 아니다" 美·中 사이에 낀 ASML 신임 수장 [뉴스속 용어]고국 온 백제의 미소, ‘금동관음보살 입상’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