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EA는 다음 달부터 전략비축유 6000만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했다. 리비아 사태에 따른 석유공급 차질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증산합의 실패 등이 이번 결정의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했다.
유가 급락 소식에 지난 주 말 코스피 시장에서 항공·해운주는 웃고 정유주는 울었다. 항공·해운주에는 유가 하락으로 비용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고 정유주에는 정제마진 하락 우려가 반영됐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이들 업종의 희비가 엇갈리는 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이번 결정이 전기전자(IT), 자동차, 철강, 기계 등 업종 전반의 추이 역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하락은 연쇄적으로 여타 글로벌 원자재 가격 안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는 그동안 국내 물가압력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던 '수입물가 압력'을 둔화시키는 동시에 교역조건 개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도 "상반기 유가 상승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로 연결됐고 하반기 경제성장률 전망에도 영향을 줬던 변수"라며 "이번 전략비축유 방출은 중동·북아프리카(MENA)사태에 따른 석유공급 차질을 방어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가장 우려하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 팀장은 유가하락과 관련해 시장의 관심이 부각되는 업종으로 해운, 항공뿐만 아니라 IT, 철강, 기계 등도 꼽았다. 유로화 안정과 애플의 아이폰5 출시와 관련해 IT주들이, 하반기 중국 투자 확대로 철강, 기계주들이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략비축유 방출이 제2차 양적완화 종료를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서 결정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유가 하향 안정을 통해 소비경기 둔화를 막겠다는 미국의 전략적 포석"이라고 진단했다. 오 팀장은 유가의 하향 안정과 거시경제 모멘텀 회복으로 국내 증시에서 자동차·항공·IT 관련주들이 부각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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