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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 2차 상봉, 아쉽고 짧은 2박3일 오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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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2차 상봉이 5일 오전 작별 상봉을 끝으로 2박3일간의 짧은 일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상봉에서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처럼 형제간 총부리를 겨누었던 사연, 60년만에 부부가 재회한 일 등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남측 기자가 주변 경관을 촬영하자 북측은 군부대를 찍었다며 취재를 방해하기도 하는 등 팽팽한 긴장감은 여전했다.

금강산에서 열린 2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이날 오전 9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작별 상봉을 한 뒤 남측 가족이 버스를 타고 육로를 이용해 남측으로 돌아오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상봉 이틀째였던 4일 남측 가족 137명과 북측 가족 203명은 금강산에서 개별상봉, 단체오찬, 단체상봉 등의 행사를 차례로 가졌다. 북측 상봉단의 최성익(조선적십자호 부위원장) 단장은 단체오찬 인사말에서 "북과 남의 흩어진 가족, 친척들의 뜻깊은 상봉장으로 민족적 단합과 화해의 상징으로 금강산이 계속 빛을 뿌릴 수 있도록 모두가 힘써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60년만의 만남이었던 때문인지 안타까운 사연들이 이어졌다. 남측 임봉국(89)씨는 10여년간 같이 살다 1.4후퇴 때 피난하다 헤어졌던 북측 아내 안순화(92)씨를 만났다. 북측 아내 송보배(80)씨를 만난 김선화(91)씨는 너무 오랜 세월을 헤어져 지내 어색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5년 전부터 치매를 앓아 온 박상화(88)씨는 북측의 딸 준옥(64)씨를 첫눈에 알아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형제가 인민군과 국군으로 나뉘어 총부리를 겨누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비슷한 사연도 나왔다. 함경남도 풍산군 장평리가 고향인 김대종(77)씨의 3형제는 국군과 인민군으로 나뉘어 참전했다. 1950년 10월 스무살 청년이던 김대종씨는 큰형 김주종(1976년 사망)씨와 국군에 입대했다. 반면 공산주의자였던 작은형 김태종(1992년 사망)씨는 전쟁나기 1년 전 인민군에 들어갔다. 김대종씨는 "전투 때마다 내가 쏜 총탄에 형님이 맞지 않을까 늘 걱정했다"며 오열하기도 했다.
남측 아버지 한자옥(83)씨는 헤어질 때 아내 박정심(79)씨의 뱃속에 있던 북한 딸 한순희(59)씨를 처음으로 만났다. 심장이 좋지 않아 상봉장에 나오지 못한 아내 박씨의 사진을 어루만지던 한씨는 "딸을 만나 어느정도 한이 풀렸지만 아내를 못 봐 아직 응어리가 남았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한편 북측은 남측의 취재와 사진 촬영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남측의 한 방송 카메라기자가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주변 경치를 찍던 중 북측 관계자가 이를 제지하며 찍은 영상을 삭제당하기도 했다. 남북은 오는 25일 다시 만나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인도적 지원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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