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 열린 2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이날 오전 9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작별 상봉을 한 뒤 남측 가족이 버스를 타고 육로를 이용해 남측으로 돌아오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60년만의 만남이었던 때문인지 안타까운 사연들이 이어졌다. 남측 임봉국(89)씨는 10여년간 같이 살다 1.4후퇴 때 피난하다 헤어졌던 북측 아내 안순화(92)씨를 만났다. 북측 아내 송보배(80)씨를 만난 김선화(91)씨는 너무 오랜 세월을 헤어져 지내 어색한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5년 전부터 치매를 앓아 온 박상화(88)씨는 북측의 딸 준옥(64)씨를 첫눈에 알아보고 울음을 터뜨렸다.
형제가 인민군과 국군으로 나뉘어 총부리를 겨누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비슷한 사연도 나왔다. 함경남도 풍산군 장평리가 고향인 김대종(77)씨의 3형제는 국군과 인민군으로 나뉘어 참전했다. 1950년 10월 스무살 청년이던 김대종씨는 큰형 김주종(1976년 사망)씨와 국군에 입대했다. 반면 공산주의자였던 작은형 김태종(1992년 사망)씨는 전쟁나기 1년 전 인민군에 들어갔다. 김대종씨는 "전투 때마다 내가 쏜 총탄에 형님이 맞지 않을까 늘 걱정했다"며 오열하기도 했다.
한편 북측은 남측의 취재와 사진 촬영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남측의 한 방송 카메라기자가 호텔 스카이라운지에서 주변 경치를 찍던 중 북측 관계자가 이를 제지하며 찍은 영상을 삭제당하기도 했다. 남북은 오는 25일 다시 만나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와 인도적 지원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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