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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쌀한 날씨..130만 에너지빈곤가구 시름깊어져

최종수정 2010.09.26 16:24 기사입력 2010.09.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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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태풍과 집중호우가 지나간 뒤 아침 저녁 날씨가 쌀쌀해지고 있다. 침수피해를 입은 이재민도 걱정이지만 추운 날씨에 겨울나기를 벌써부터 걱정하는 계층이 있다. 전기와 수도, 난방등의 에너지비용 마련이 버거운 에너지빈곤층이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5년 119만가구로 추정된 에너지빈곤층은 2007년 123만여가구에서 2008년 130만여가구로 지속 상승추세다. 에너지구입비용이 가구소득의 10%이상인 가구를 에너지빈곤가구라고 한다. 2008년 기준 우리나라 총 가구인 1667만3000가구의 7.8%인 130만가구, 즉 8가구 중 1가구가 매달 버는 돈의 10%이상을 에너지비용에 사용하는 셈이다.
저소득층일수록 에너지비용에 대한 부담도 늘고 있다. 월 50만원 미만 소득계층의 광열비(전기료 연료 공동주택난방비의 합)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4년간 0.6%증가한 반면 2007∼2008년 1년간에는 4.9%나 증가했다. 소득 50만~100만원 계층의 광열비 비중도 과거 4년간 0.6% 증가한 데 비해 최근 1년간에는 0.9%가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소득 300~350만원 계층은 3.1%에서 3.2%, 500만~550만원 계층과 600만원 이상 소득계층도 변동이 없었다. 최저생계비에서 차지하는 광열수도비 비율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5.8%를 유지했지만 2008년에는 6.7%로 증가했다.

현재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해 기초생활수급자에 생계,주거,자활,의료 등을 지원해주고 있으며 생계급여 항목에 광열비를 포함시켜 지원하고 있다. 2007년 기준 최저생계비 중 광열수도비는 최저생계비의 6.7%에 그친다. 가구당 소득의 10%이상을 에너지비용에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
정부는 직접적 지원 외에도 요금할인, 에너지바우처(현금지원이 아닌 쿠폰형태로 지급) 등의 지원제도를 시행 중이다. 우선 기초생활수급자와 1∼3급 장애인, 사회복지시설 등에는 전기요금의 20%를 할인해 주고 있으며 가스요금은 기초생활수급자와 1∼3급 장애인 등에 도시가스 요금 12%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지역난방은 기초생활수급자를 대상으로 기본요금을 감면해주고 있다.

연탄은 단계적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은 쿠폰을 주어 연탄을 구매할 수 있게 해준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소년소녀, 조손가구는 연료 1개월분을 지원해주고 있다. 또한 저소득층 가운데 일부는 혹서기(7∼9월) 혹한기(12월∼2월)에는 요금을 미납해도 전기 공급을 제한하지 않는다. 가스는 동절기(전년 10월∼금년 5월)에 가스공급중단을 유예해준다.

이외에도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가구를 대상으로 가구당 100만원 이내에서 보일러 설치, 난방매트 등 지원을 해주고 단열, 창호 시공 등 에너지효율 개선을 통한 에너지비용 절감을 유도해주고 있다. 또 저소득가구와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백열전구, 형광등을 LED조명과 같은 고효율 조명기기로 무상 교체해주는 사업도 펼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대책을 통해 오는 2030년에는 에너지빈곤가구 0%를 목표로 에너지빈곤가구를 오는 2013년 89만가구로 점차 축소해나간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 같은 지원만으로 에너지빈곤가구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주거형태나 면적 등 소비량의 차이가 반영되지 않아 실제 소비량보다 지원규모가 크게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에 대해서는 매월 일정액의 생계비를 지원해주지만 에너지소비자 동절기에 집중되는 점을 감안해 계절적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실제로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1·4분기 소득하위 10% 가구의 광열비 지출액은 9만475원으로 생계급여의 광열비보다 2만2525원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주로 기초생활수급자(최저생계비 100%미달)가 지원을 많이 받다보니 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의 130%미달)에는 지원이 부족하다.

최근 한 토론회에서 구인회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광열비지원 지원대상을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하고 제도의 발전상황에 따라 차차상위계층(최저생계비 150%미달)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구 교수는 이어 "대부분의 복지지원과 에너지지원이 기초보장수급자로 집중돼 있고 비수급 차상위 가구에 대한 지원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해 에너지바우처제도는 비수급 저소득 가구에 대해 지원을 우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광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생계급여 가운데 주거형태 등을 고려한 광열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면서 "난방비가 크게 증가하는 동절에 차등지급하고 현금지급시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전용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현물 또는 바우처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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