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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론없는 이란제재안 기업 대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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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정부가 지정한 이란 제재은행 이외의 금융기관과도 금융거래가 중단됐다.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지 않으면 중동지역 사업기반도 흔들릴 정도로 위험한 수준이다."(이란 주재 한국기업 관계자)

정부가 대이란 제재방안을 발표한 다음날인 9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근무하고 있는 복수의 한국기업들은 이미 올해부터 이란 내에서의 사업은 사실상 중단사태에 놓인 상황에서 정부의 금융제재 방안이 현 상황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금융부분에서는 이미 제재대상자로 지정된 40개 단체와 개인 1명 이외에 이란혁명수비대(IRGC), 이란국영해운회사(IRISL) 및 멜라트 은행을 포함한 102개 단체(이중 은행은 15개) 및 24명의 개인을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하는 등 대 이란 제재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현지에 근무하고 있는 상사 주재원은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이번 제재조치 방안에는 제재 은행 명단이 포함됐지만 명단에 없는 은행들도 현재 거래가 되고 있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현지에서는 정부 제제방안 발표에도 이란에서 가능한 사업과 불가능한 사업을 파악할 수 없는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정부는 이번 조치로 조선과 플랜트의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단순한 전망만 내놨으나 현지에서는 오히려 금액은 적어도 다수의 바이어와 거래를 하고 있는 품목들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테헤란을 기반으로 중동지역에 화학제품과 철강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국내 기업 현지 지사도 신용장(L/C) 개설이 중단돼 국내 본사로부터 물건을 받지 못하고 있어 중동 바이어들이 미국과 관계가 없는 중국 업체 등으로 거래선 전환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기업 관계자는 "이란이라는 한 국가로 보면 거래 물량은 크지 않지만 중동지역은 국가는 달라도 이슬람 문화라는 공통점을 배경으로 단결심이 강하다"면서 "이번 정부의 조치의 여파가 주변국으로 확산돼 중동지역에서 한국 제품에 대한 반발심을 키우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 크다"고 우려했다.

영업이 거의 불가능해진 우리기업들은 우선 급한 대로 이란 당국과 언론을 주시하며 고객사들과 신뢰관계라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제재 움직임이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해 지사 및 사무소 철수 및 타국으로의 이전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이란 정부는 우리 정부에 대한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다. 임인택 테헤란 KBC센터장은 "이란 정부는 이번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수입을 줄이고 자체 생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총론은 있을 뿐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각론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의 경제제재가 시작된 후 주요 제조산업의 자립을 위해 수입억제 및 국내산업 부흥 정책을 실시해 왔지만 기술이 부족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이란 정부도 수입 중단이라는 맞불을 단행할 경우 감수해야할 손해가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어린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지난해 한국과 대 이란의 교역량은 약 98억달러로 이중 수출은 39억달러, 수입은 약 57억달러였다. 주요 수출 품목은 철강제품(13.7%), 합성섬유(9%), 자동차부품(7.5%), 승용차(7.5%), 냉장고(5.2%), 인쇄용지(2.4%) 등이다.



임혜선 기자 lhs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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