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팔자' 기관 '사자'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12일부터 4일까지 외국인은 LG 주식 922만주를 처분했다. 시가로 환산하면 7722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 기간동안 외국인이 보유하고 있는 LG 지분은 34.68%에서 29.2%로 5.48%포인트나 감소했다.
LG에 대한 시각차는 계열사 가운데 LG전자의 실적 악화 우려와 LG화학 성장 기대 사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LIG투자증권은 LG전자가 3분기에 영업이익 34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전분기 대비 72% 감소한 규모다.
김갑호 애널리스트는 "매출 기여도가 높은 휴대폰 및 TV의 수익성 개선현상이 여전히 발견되지 않고 있다"며 "상반기 이익의 대부분을 기여했던 가전 및 에어컨도 계절적 비수기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달리 국내 기관은 LG화학 주가가 연초 대비 50% 이상 상승하면서 LG의 순자산가치(NAV)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들어 LG화학 주가상승으로 LG의 자회사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졌다"며 "화학계열 자회사 비중이 커지면서 그동안 LG 주가와 연동성이 컸던 LG전자 주가와 차별화 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진단했다.
LG 자회사 가운데 비상장사 지분가치 상승도 국내 기관이 연일 사들일 수 있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LG CNS와 서브원, 실트론, LG MMA 등 우량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는 점이 LG 주가 상승 모멘텀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는 주요 비상장 자회사들에 대한 상장계획이 아직 없다"면서도 "SK C&C와 아이마켓코리아 등 LG그룹 자회사와 직접 비교 가능한 타 그룹 계열사들이 상장되면서 자회사들의 지분가치도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장외시장에서 거래되는 LG CNS는 SK C&C 상장 이후 주가 상승세와 삼성SDS 상장 기대감에 따라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결국 외국인 매도 공세가 펼쳐지고 있음에도 LG가 이유있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풀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박형수 기자 park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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