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신협 50주년]참된 용기는 희망을 낳는다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동탑산업훈장 수상 이상호 전(前) 신협중앙회장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개인적으로 영광이지만 한편으로 많은 분들에게 미안하다. 이 상은 수많은 신협운동의 개척자들과 현재 열심히 일하는 분들을 대신해서 대표로 받는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신협 이 협동조합의 원칙과 철학을 지키며 계속 발전해서 서민경제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

이상호 전 신협중앙회 회장(사진)이 1961년 이후 반세기 동안 저축을 통한 빈곤추방, 신협의 건전경영 기반구축, 국제협동조합기구에서의 활발한 민간외교활동 등의 공을 인정받아 7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신협 50주년 기념식에서 영예의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 전회장은 신협과의 만남을 한마디로 숙명(宿命)으로 정의한다. 1950년대 후반 당시 농업은행(현 농협중앙회)에 근무하던 그는 농가고리채에 관한 조사를 실시하며 절대빈곤으로 참담한 농촌의 현실을 보고 심한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빈곤의 악순환의 원인과 문제점이 식량 고리채에 있음을 알게 된 그는 해결책을 고심하던 중 자조·자립·협동의 금융공동체운동인 '신협'이 그 대안임을 확신하게 됐다.

그리고 1961년, 전도유망(前途有望)한 경제학도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빈자들의 자립을 돕는 신협운동가로 변모했다. 앞서 신협은 1960년 국내 최초의 민간자율의 협동조합운 동으로 시작해 이 전회장과 같은 젊고 유능한 인재들이 속속 동참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고 있었다.

그는 초창기, 신협교육을 위해 교육용 차트를 어깨에 메고 전국 구석구석을 누볐다. 그러나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러 가지 불편은 차치하고라도 마을청년들에게 행패를 당하는 일 도 적지 않았다. '가난 때문에 먹을 것조차 없는 데 근검·절약·저축을 얘기하는 미친 놈'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불평하지 않았다. 달리 생각하면 '신협에 미친 사람'이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의 노력은 밤과 낮이 없었고 쉼도 없었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불과 일 년 만에 23개의 신협이 만들어졌고 파급속도는 굉장했다. 그의 헌신과 열정에 힘입어 신협은 오늘날 현재 총자산 43조원, 조합원 550만명, 조합수 968개를 가진 한국의 대표서민금융으로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이 전회장은 "난생 처음 자신의 예금통장을 손에 들고 1원, 2원씩 저축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얼굴에서 희망과 자신감을 보았을 때의 감동은 평생을 두고 잊을 수 없다"며 "그런 보람 때문에 밤낮없이 신협강의를 다녔고 힘들거나 지치는 법 없이 마냥 즐겁기만 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신협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면서 연합조직의 필요성 또한 높아졌다. 그는 연합회 설립발기위원(1963년)으로 참여하며 연합회 정관의 기초를 닦고 이듬해 신용협동조합연합회(현 신협중앙회)를 출범시키며 발전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그가 중앙회장으로 재임 당시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일은 바로 신협법 제정이었다. 이는 신협인 모두의 숙원이기도 했다. 조직이 성장하면서 법적·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는 것 은 매우 시급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수년간의 각고의 노력으로 마침내 신협법제정(1972년)의 결실을 이뤄냈다.

이와 함께 신협 운동가 양성과 교육을 통한 민주시민 양성을 위해 1979년 신협연수원 건립추진위원장으로 일하면서 신협의 독자적인 교육시설 건립을 위해서 갖은 정성을 쏟았다.

1981년 당시 전국 조합을 일일이 설득해 출자금을 마련하고 독일 미제레오 재단의 지원금(150만 마르크: 약 5억원)을 모아 대전 유성에 당시 아시아 최고의 연수원 건립을 주도하 는 산파 역할을 했다. 신협 연수원은 개원 초기 800여명의 교육생을 배출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약 36만여명의 시민과 7만여명의 신협 지도자 교육을 실시하며 명실상부한 시민교육 의 장이자 신협의 전문 인재양성소로서 한국 신협운동의 요람으로 그 몫을 다하고 있다.

한편 그는 탁월한 민간외교관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그는 1971년 아시아신협연합회(ACCU)창립의 주도적 역할을 하며 아시아신협의 공동발전과 교류확대의 물꼬를 트는 한편 저개발 국 신협 지원에도 적극 나서며 한국 신협을 아시아신협이 선망하는 발전모델로 만들었다.

아울러 아시아국가 최초의 세계신협연합회(WOCCU) 재무이사로 봉사하는 동안 국제사회에서 개발도상국의 이익을 대변하고 선진국의 지원을 이끈 것도 그의 빼놓을 수 없는 업적이다.



이광호 기자 kwang@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광호 기자 kwang@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