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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정부, 쌀 조기관세화 ‘공염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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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재고는 쌓이고 쌀값은 떨어져 걱정입니다".
대풍을 앞둔 농민들은 요즘 이런 걱정을 하고 있다. 쌀 재고량을 줄이면서 쌀값 하락도 막을 수 있는 속쉬원한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올해 쌀 재고량은 14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8년 68만t과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양이다. 쌀 생산기술 발달 덕분에 연속 풍년이 든데다 식생활 변경으로 쌀 소비가 줄어들어 재고가 쌓인 결과다. 여기에 해마다 2만t을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물량을 정부가 늘려온 탓도 크다.
정부는 '최소시장접근방식(MMA)'라는 명분으로 미국, 중국 등의 외국 쌀을 의무적으로 수입하고 있다. 이는 지난 1994년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타결할 때 농민단체의 눈치를 보다 '쌀' 시장개방(관세화)을 하지 못하고 어정쩡한 타협안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무조건 올해 32만t에서 매년 2만t씩 늘려 2014년에는 약 40만t을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들여와야한다.

이런 이유에서 농업계는 매년 쌓이는 쌀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무수입 물량이라도 없애야 한다며 쌀 조기관세화를 주장하고 있다. 정부도 2년 전부터 '조기 관세화'방침을 세우고 농민단체와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아무런 결실을 내지 못한 채 세월만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부터 관세화하려면 최소한 9월말까지는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해야 한다. 즉 9월 초까지는 농민단체와 의견을 조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는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만 찬성하면 내년부터 관세화를 할 수 있다.그렇지 않다면 사실상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반면, 한농연측은 "정부가 책임있고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하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같은 양측의 이른 바 '폭탄 돌리기'가 2년째 계속되는 사이 산지 쌀값은 추락에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수확을 할 경우 수급불균형에 따른 쌀값하락은 불을 보듯 뻔하다. 농식품부와 농민단체는 이제라도 적극적인 협상에 나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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