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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암바' 윤동식, "똥배 싫어 은퇴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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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 코앞으로 다가온 불혹. 어느덧 우리나이로 39살이다. 달라진 건 없다. 눈앞에는 여느 때처럼 사각의 링이 놓여있다. 윤동식(골든나래개발)은 갈망한다. 최근 부진에서 탈출하기를. 피 튀기는 전쟁터에서 승자로 우뚝 서기를. 다시금 허리끈을 바싹 졸라맨다. 그리고 되새기는 다부진 각오. 처음 무대를 밟았을 때와 같이 어금니에는 잔뜩 힘이 실렸다.

길고 긴 어둠의 터널
근래 윤동식은 야수로 돌변했다. 선한 얼굴은 그대로다. 승리에 굶주렸을 뿐이다. 최근 계속된 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08년 6월 게가드 무사시(네덜란드)에 판정패를 당한 뒤 앤드류스 나카하라(브라질)와 제시 타일러(미국)에게 잇달아 TKO로 졌다. 지난해 10월 일본 오사카성홀에서 열린 ‘드림 12’ 미들급 매치에서는 타렉 사피에딘(벨기에)를 상대로 2-1 판정승을 거뒀지만 안면에 잇달아 타격을 허용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나이 탓은 아니었다. 주요인은 부상. 2008년 수핵이 탈출되며 허리 디스크에 시달렸다. 정밀검사 뒤 치료를 받았지만 급한 마음에 완쾌되지 않은 상태로 링에 섰다. 아픔을 참고 오른 무대. 결과는 좋을 리 없었다. 패배의 쓴잔은 물론 왼 발등 뼈가 빠지는 더 큰 부상을 입었다.

윤동식은 깁스를 한 채 두 달을 허비했다. 마음은 갈수록 초조해졌다. 무엇보다 공백이 길어질까 두려웠다. 대부분의 격투기선수들은 3개월 간격으로 경기에 나서는 것을 선호한다. 경기감각 유지는 물론 승리를 향한 열정이 느슨해지지 않기 때문이다. 윤동식은 “5개월 이상 쉬게 되면 경기를 준비하며 심신이 처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더 큰 걱정은 드림에서의 입지였다. 윤동식은 “외국인인 탓에 한 번 기회를 잃으면 다시 찾기 어려울 것 같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급한 마음에 윤동식은 석고붕대를 풀자마자 경기에 나섰다. 경기는 마음대로 풀리지 않았다. 계속되는 패배. 가까스로 연패를 끊었지만 판정논란에 시달리는 등 시원하지 못한 승리로 네티즌으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았다.

윤동식은 올해 한 차례도 링에 오르지 않았다. 기존의 생각을 버렸다. 그는 “경기 제의가 왔지만 완전한 몸 상태를 회복할 때까지 출전을 고사할 생각”이라며 “9월 열리는 ‘드림16’에서 복귀는 가능할 것 같다”고 밝혔다.

꾸준한 훈련 덕에 컨디션은 점점 정상에 가까워지고 있다. 윤동식은 “다친 발등 뼈 탓에 조깅 등을 할 때마다 몸의 무게가 실려 통증을 느낀다”면서도 “계속된 연습으로 요령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한국의 '랜디 커투어' 노리다

쏟아지는 비지땀. 불혹을 앞뒀지만 훈련량에는 차이가 없다. 오히려 후배들 못지않은 체력을 과시한다. 주위에서 ‘독종’이라 부를 정도다. 윤동식은 “마흔에 가까워지며 연습 뒤 회복에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좋은 음식을 먹으며 체력을 보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습에는 사활을 걸었다. 매일 5분 10라운드로 가상경기를 치른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 따로 고난도 훈련까지 자처하고 있다. 8월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실전에 대비할 계획이다. 애주가지만 술까지 멀리했다. 윤동식은 “최근 친구, 선후배들과 술약속을 가진 적이 거의 없다”며 “자리에 참석하더라도 잔을 함께 올려주는데 그친다”고 말했다.


이전부터 윤동식은 격투가들 사이에서 몸 관리를 잘하는 선수로 손꼽혔다. 34살의 비교적 늦은 나이로 격투기 무대에 데뷔해 한 차례도 체력적인 문제를 보이지 않은 비결이다. 윤동식은 “아직 경기 소화에는 무리가 없다”며 “체력적으로 이상이 생긴다면 스스로 링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생활은 8년 이상 더 유지할 계획이다. 윤동식은 “선수는 선수일 때 가장 행복한 법”이라며 "똥배 나오는 걸 막기 위해서라도 운동은 멈출 수 없다"고 웃었다. 이어 "국내 모든 프로종목을 통틀어 가장 오래 현역생활을 하는 선수로 남고 싶다”는 속내를 밝혔다.

롤 모델은 올해 47살의 나이로 UFC무대에서 오르는 랜디 커투어(미국). 윤동식은 “지금처럼만 몸을 관리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백 마디 말보다 완벽한 승리로 이를 증명해보이겠다”고 당찬 각오를 드러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사진 한윤종 기자 hyj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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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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