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카지노 관광지로 부상한 '도덕국가' 싱가포르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세계 관광객을 품 안에…호텔, 레스토랑, 쇼핑, 컨벤션, 박물관, 테마파크, 카지노의 결합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한국 방문의 해' 원년인 올해, 민ㆍ관 모두가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 현재 한 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수는 780만명 정도. 올해를 시작으로 2012년까지 G20(2010), 세계디자인 수도(2010), 대백제전(2010), 대구 육상선수권 대회(2011), 팔만대장경 천년엑스포(2011), 여수엑스포(2012) 등 대형 이벤트 및 국제적 행사가 열리는 만큼, 정부는 올해 83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고 95억 달러의 관광수입을 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궁극적으로는 2012년까지 해외관광객 1000만명을 넘기는 게 목표다.
하지만 문제는 이벤트가 끝난 후다. 말로만 '와보라'고 외칠 것이 아니라 정말 외국인들이 한국을 오고 싶게끔 하는 매력적 상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 해법으로 한 해 관광객이 1000만 명을 넘어선 싱가포르를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도덕국가' 싱가포르에 부는 변화의 바람

싱가포르는 서울보다 조금 크고 제주도 면적의 3분의 2밖에 되지 않지만, 아시아의 대표적 관광대국으로 꼽는 데 아무도 주저하지 않는다. 관광산업이 두 번째로 큰 수익을 창출하는 국가적 산업으로 이미 한 해 관광수입이 10조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그러나 싱가포르도 침체의 시기를 거쳤다. 아시아태평양 관광시장에서 싱가포르의 점유율은 1998년 8%에서 2002년 6%로 감소했고 관광객 평균 체류 일수도 4일에서 3일로 줄었다. 또 뉴욕이 22억 달러를 들여 스포츠컨벤션센터를 건설하고 파리가 세느강에 인공 해변을 만들고 야간 거리파티를 여는 등 세계적 도시들의 관광객 증가와 컨벤션 유치를 위한 노력에 위기감을 느끼게 됐다.

싱가포르는 해법을 카지노 복합 리조트사업에 뒀다. 6~7년간 연구와 개발을 거쳐 지난달 27일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의 문을 열기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올 2월에는 또 다른 초대형 리조트인 센토사 리조트 월드가 개장했다. 이를 통해 2015년까지 관광객 1700만 명 유치, 관광수입 300억 싱가포르 달러(약 25조원)를 이룬다는 목표다.

◆마이스 관광업,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지난달 28일 방문한 이 곳에는 55층 높이 건물 3개동이 축구장 3배 크기의 배 모형 '스카이 파크(Sky Park)'로 연결된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과, 1만1000여명을 동시에 수용하거나 6600여명이 식사할 수 있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회장이 자리해 있다. 이미 싱가포르의 명물로 이름 높은 이 호텔은 우리나라의 쌍용건설이 지었다.

특이한 점은 '도덕국가'로 유명한 싱가포르에 카지노가 들어섰다는 점. 이는 바로 카지노를 내세운 마이스(MICE) 관광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선택했기 때문이다. 'MICE' 산업은 회의(Meeting)ㆍ포상관광(Incentives)ㆍ컨벤션(Convention)ㆍ전시회(Exhibition)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BT(Business Travel) 산업으로 불리기도 한다.

카지노에 들어서면 40m 높이 천정에 13만 2000개의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 장식이 촘촘히 박힌 6.4m 길이의 초대형 샹들리에가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총 4개층에 설치된 1500여개의 슬롯머신이 쉴 틈 없이 돌아가고 있으며 테이블 600여개에 게임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다.

밸 추아(Val Chua) 리조트 홍보담당 매니저는 "카지노는 11만9000㎡(3만6000평) 면적의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3%의 공간을 차지하지만 리조트 전체 매출 중 최대 80%까지 벌어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지노 외국인 고객 1명은 컬러TV 4대 수출 효과"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는 카지노 외래객 1명 유치가 반도체 76개 또는 컬러TV 4대를 수출한 것과 동일하고, 11명을 유치하면 승용차 1대를 수출한 것과 맞먹는다고 분석했다. 외래 관광객에게 게임장소와 오락시설을 제공하는 기능을 함으로써 체류 기간 연장과 소비 지출을 증가시키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또 카지노산업의 외화가득률은 93.7%로 상대적으로 다른 수출산업의 외화가득률에 비하여 높은 편이며, 외래관광객 유치를 통한 국가경제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외국인 전용 카지노업체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에 따르면, 지난해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24.9% 증가한 4888억2400만 원이었으며 이로 인한 총 경제파급효과는 약 1조3401억11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고용유발효과는 약 1만4762명, 생산유발효과와 부가가치유발효과는 각각 8512억8700만 원과 3746억3500만 원으로 추정됐다.

특히 GKL의 매출액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를 따져 보면 YF소나타 5만3222대, D램 반도체 3억9000개, 32인치 TV용 LCD 패널 500만 대 판매수익과 동일한 효과를 발생시켰다는 설명이다.

권오남 GKL 사장은 "내수시장이 포화에 이르러 신성장 동력을 해외에서 찾아야 하는데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카지노 및 의료관광이 그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세계 각국이 카지노를 경쟁적으로 육성ㆍ발전시키고 있지만 한국은 이 같은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경제 증권방송] - 무료로 종목 상담 받아보세요

싱가포르=조강욱 기자 jomarok@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어른들 싸움에도 대박 터진 뉴진스…신곡 '버블검' 500만뷰 돌파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국내이슈

  • 공습에 숨진 엄마 배에서 나온 기적의 아기…결국 숨졌다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해외이슈

  • 고개 숙인 황선홍의 작심발언 "지금의 시스템이면 격차 더 벌어질 것"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PICK

  • 1억 넘는 日도요타와 함께 등장한 김정은…"대북 제재 우회" 지적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