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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로 생긴다는 청년일자리 18만개의 진실

최종수정 2015.07.18 12:48 기사입력 2015.07.18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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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슈된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청년 고용 창출 효과 두고 갑론 을박...과연 누구 말이 맞나?

임금피크제 / 사진=아시아경제 DB

임금피크제 /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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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최근 우리 사회의 주요 이슈가 된 임금피크제와 관련해 청년 일자리 증가 효과를 둘러 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와 경영계 등에선 수십만의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며 임금피크제 도입의 주요 명분으로 삼고 있는 반면, 노동계ㆍ청년단체 등은 터무니없이 낙관적인 전망이라며 일축하고 있다. 특히 안 그래도 취업이 안 돼 고통받고 있는 청년 미취업자들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17일 고용노동부ㆍ경총 등에 따르면, 정부와 경영계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주요 명분으로 청년 일자리 증가 효과를 꼽고 있다. 청년 실업률이 통계치 작성 이후 사상 최악인 상황에서 고령자들이 미래를 위해서라도 양보해 청년 일자리를 늘려야 하지 않겠냐는 일종의 우회적 압박이다.
실제 경총은 지난 5월 노사정 대타협이 결렬된 후 노동부 자료를 인용해 임금피크제 도입시 4년간 18만2339개의 청년층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최근 기업들이 신입사원 고용을 줄이고 있는 이유가 정년 60세 의무화에 따라 각 연령별 근로자들의 퇴직 연령이 연장되고 이로 인해 근로자들의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임금피크제로 인해 부담을 줄여주면 신입사원 고용을 늘릴 수 있다는 게 이같은 주장의 근거다.

또 경총은 올해 신규인력 채용 규모가 전년대비 3.6% 감소했는데,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기업(26.9%)들이 정년연장ㆍ통상임금 등으로 인한 인건비 증가를 신규 인력 채용 확대의 걸림돌이라고 답했다는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최근 전경련도 산하 한국경제연구소를 통해 2016~2020년 기간에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경우 26조원의 인건비가 절감되며, 이는 29세 이하 정규직 근로자 31만 명을 신규 채용할 수 있는 규모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고용부도 이같은 경영계 단체들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지난해 사업장 9000여곳을 조사해 사업장별 퇴직자수와 신규 채용자수를 비교한 결과, 임금피크제 미도입 사업장은 퇴직자수가, 도입 사업장은 신규채용자수가 많은 것으로 나타난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이 조사 결과 신규채용 중 30세 미만인 청년층 비율 역시 임금피크제 도입사업장(50.6%)이 미도입 사업장(43.9%) 보다 높게 나타났다. 즉, 임금피크제 도입사업장의 고용창출 여력이 미도입 사업장 보다 크며, 청년 채용 효과도 높았다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임금피크제는 청년고용창출을 위한 여러가지 조건의 하나이며, 도입될 경우 그만큼 노사 관계가 안정되고 기업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의미"라며 "청년고용에 대한 노사 양측의 노력과 의지가 전제될 경우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동계ㆍ청년단체들은 이같은 주장에 대해 근거없는 낭설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고용부나 경영자 단체들이 내세우는 일자리 창출 주장은 모든 기업이 내년부터 임금피크제를 전면 도입할 경우 절약되는 인건비를 청년층 신입직원 1인당 인건비로 나눠서 도출한 수치다.

즉 모든 기업이 임금 피크제로 아낀 돈을 모두 신규 채용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가정 자체가 비현실적으로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임금피크제가 청년고용대책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사실상 청년고용대책을 포기했음을 의미한다"며 "임금피크제를 실시할 수 있는 곳은 대기업과 공기업뿐인데, 단기수익 극대화를 노리는 대기업에서는 고령자 임금을 삭감하더라도 청년 고용을 늘리지 않을 것이며 어차피 뽑아야 할 신입사원을 뽑고 지원금을 받는 사중손실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기업들이 신입사원을 고용할 때는 경기 전망이나 업황을 감안해서 결정하지 인건비가 남아 돈다고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내지는 않는다며 '탁상 공론'이라는 비판도 있다.

특히 청년 노동단체들은 "사상 최악의 취업난 속에서 고생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거짓 수치를 제시하며 희망고문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결국 노사 양측의 주장은 "기업들이 절약된 인건비를 얼마나 신입사원 고용에 쓸 것이냐"는 전망에 대한 엇갈린 분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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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연구소ㆍ전문가들의 분석은 고령자 임금 감소가 신규 고용 창출로 이어질 것이냐에 대해 부정적 의견이 우세하다.

삼성경제연구소ㆍ노동부 등은 고령자들의 임금 감소분으로 청년 고용이 늘어나는 대체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011년 "50대 고용률이 1%포인트 늘어나면 20대의 고용률이 0.5%포인트 감소해 세대 간 대체효과가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그러나 유럽ㆍ일본은 물론 국내 대부분의 연구 결과는 그 효과를 부정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등도 2006년 이후 고령자들의 인건비가 줄더라도 청년 고용이 늘어나지 않는다며 고령자 고용 촉진 정책을 권고하고 있다.

정길채 새정치민주연합 정책위원회 노동전문위원(노무사)는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른 청년신규채용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공공기관은 소폭 효과가 예상되지만 역시 정부의 총액인건비제도와 정원통제 등으로 한계가 있고 민간기업의 경우에는 남는 인건비를 청년고용에 쓰라고 강제할 수단도 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최근 "임금피크제가 청년고용 창출에 미치는 영향은 경영계의 예측이나, 정부의 기대보다 훨씬 적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오히려 더 합리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입법조사처는 "간접노동비용을 감안하면 임금피크제를 통해 직접 노동비용을 절감하더라도 기업의 전체적인 노동비용 절감정도는 정부ㆍ경영계 예측보다 적다"며 "임금피크제를 시행해 고령자의 고용기간이 연장되면 기업의 인건비 총액 자체는 현재보다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증가하기 때문에 예측과 달리 청년 신규고용 창출에는 다소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정책 현안을 추진하면서 '아전인수'ㆍ'아니면 말고식' 통계 수치를 내놓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노동단체 관계자는 "디테일에 악마가 숨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임금피크제의 청년고용 효과와 같은 통계ㆍ수치들이 얼핏보면 작지만 실제론 큰 틀을 좌우한다"며 "전세계 간호계의 '전설' 나이팅게일이 영국군 야전병원의 더러운 위생 환경이 총상보다 더 많이 병사들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통계를 통해 수많은 병사들의 목숨을 구했듯이 총칼이 오가는 전장,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현안일 수록 정확한 통계와 수치가 사회를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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