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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경영]쿠릴열도에 배치된 러시아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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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쿠릴열도 파라무시르섬에 설치했다고 밝힌 바스티온 해안 미사일방어체계의 모습.[이미지출처=러시아 국방부]

러시아군이 쿠릴열도 파라무시르섬에 설치했다고 밝힌 바스티온 해안 미사일방어체계의 모습.[이미지출처=러시아 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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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깜짝 우크라이나 방문 직후 러시아가 일본과 마주하고 있는 쿠릴열도 지역에 미사일 방어체계 등 각종 전략자산을 배치했다고 공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동부지역 군사력 또한 크게 확충했다고 과시했다.


표면상으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기간 동안 기시다 총리가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것에 대한 불쾌감 표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현재 우크라이나 전선 상황을 보면 쉽게 이해가지 않는 행보다. 당장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에 미사일, 포탄 하나가 절실한 마당에 글자 그대로 수만리 떨어진 쿠릴열도에 중장거리 미사일을 대거 배치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선 상황과 무관하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동북아시아 일대에서도 군사도발을 계속 이어왔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감싸는 것과 동시에 전폭기 출격, 중국과의 군사훈련 등을 과시하고 있다. 전시 상황에서 가장 피해야 할 행동 중 하나인 양면전을 스스로 불러일으키는 모양새다.


쉽사리 이해가지 않는 러시아의 행보에 대해 러시아가 중국의 더 많은 지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니케이아시아는 최근 논평을 통해 "러시아는 동북아시아 정세 문제에서는 최대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고 싶어했지만, 중국의 지원 없이 버티기 어려워진 현재는 더 이상 중립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실제 대러제재 장기화에도 러시아가 여전히 막대한 재정적자를 감수해가며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버팀목은 중국의 경제적 지원이다. 러시아 정부가 발표한 지난해 재정적자 규모는 약 7조루블(약 120조원)로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전쟁비용에서 발생했다. 올해는 우크라이나와 소모전이 더 심해지면서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러시아 경제가 점점 중국에 종속되기 시작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보낼 병사 대부분을 중앙아시아와 시베리아에서 충당하면서 이 지역의 인구 공동화 현상이 더욱 심해지고 있고, 수천킬로미터에 달하는 중국과 러시아 접경지대에서 중국에 대한 종속도도 매우 심각한 수준이란 것이다.


러시아의 약화와 중국 경제로의 종속화는 중국의 적극적인 중동정책 행보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중재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국교정상화에 이어 정상회담까지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에 시리아 및 중동 내전에 깊숙이 개입했던 러시아의 중동 내 입지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가능했던 일이었다는 평가다.


결국 우크라이나 전쟁이 어떤 방식으로 결말을 맺더라도 러시아의 세력은 급격히 위축되고, 경제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중국의 영향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중국이 대만해협 문제는 물론 남중국해, 북한 문제 등 동북아 문제에 러시아를 자신의 파트너 국가로 계속 개입을 유도하면, 러시아의 무력도발이 한층 더 심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처럼 쿠릴열도에 배치된 러시아 미사일이 보여주는 함의는 앞으로 동북아 정세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모든 국제 문제가 동북아 정세와 연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외교·군사적 역량은 더욱 강화돼야 할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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