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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7 부동산대책] 2030세대 지방까지 갭투자 원정…비트코인 열풍 닮아간다

최종수정 2020.06.17 14:17 기사입력 2020.06.1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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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유튜브 등 적극 활용
주식 리딩방처럼 투기 독려

[6·17 부동산대책] 2030세대 지방까지 갭투자 원정…비트코인 열풍 닮아간다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정부가 이번 대책에서 갭투자를 정조준 한 것은 최근 수도권을 넘어 지방에서까지 갭투자가 아파트 시세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갭투자는 세입자의 전세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만큼 진입장벽이 낮고 실거주 목적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투기성이 짙다.


갭투자는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인 '갭(gap)'만큼의 자본만 있으면 투자할 수 있는데 이를 보여주는 지표가 전세가율이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지난달 아파트 평균값 기준 전세가율은 서울 60.8%, 수도권 65%, 지방 65.3% 수준이다. 서울 입주 1년 이하 신축의 경우 전세가율이 90%에 육박한다. 갭투자로 10억원짜리 서울 신축 아파트를 1억원에 구입했다고 가정하면 시세가 1억원만 올라도 수익률이 100%다. 너도나도 갭투자에 뛰어드는 이유다. 국토교통부가 이번 대책 발표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강남4구(서초ㆍ강남ㆍ송파ㆍ강동구)에서 보증금을 승계한 주택 매수 비중은 지난 1월 57.5%에서 지난달 72.7%까지 급등했다.

이처럼 접근이 용이하고 수익률도 높아 비교적 소득수준이 낮은 2030세대가 주로 갭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강사는 "최근 부동산 투자에 대한 젊은층의 관심은 과거 비트코인 열풍과 닮아있다"고 했다. 이들이 투자 정보를 얻는 과정은 과거처럼 공인중개업소에만 의존하는 게 아닌 유튜브와 카페, 카카오톡 단체채팅방 등 다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갭투자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 유명 애플리케이션은 아예 '갭가격'이란 항목을 만들었다. 이 앱으로 서울 아파트 갭가격 1000만원 이하를 설정하자 강남을 비롯해 서울 전역에서 매물이 쏟아졌다. 유튜브에서도 조회수 수십만건에 달하는 유명 강사들의 갭투자 관련 영상이 넘쳐났다. 지난 2월 국토부가 정동영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에게 제출한 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이상 아파트 매수자의 '아파트 입주 계획서' 분석 자료를 보면, 30대 주택 매입자의 34.9%는 실거주가 아닌 임대 목적으로 아파트를 매입했다.


갭투자는 특정 매물과 특정 지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수도권을 넘어 지방 소도시까지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으로 이른바 '원정 갭투자'가 확산되고 있다. 1000여명이 들어가 있는 한 부동산 카카오톡 단체채팅방에서는 주식 리딩방과 흡사한 형태로 '이번에는 00지역 싹쓸이 갑니다'라는 식으로 투기를 부추기는 경우도 있었다. 타겟이 되는 지역은 개발호재가 풍부한 곳이다. 최근 방사광가속기 유치가 확정된 청주시 오창읍의 경우 '한신더휴센트럴파크' 84.9㎡(이하 전용면적)가 이달 5억4200만원에 거래됐다. 연초 3억원 대비 벌써 2억원이나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부 정책으로 갭투자가 일부 잡힐수 있겠지만 또 다른 시장 왜곡을 낳을 것으로 우려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로 갭투자가 일부 차단될 수는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집값 상승에 대한 불안감으로 대출을 끼고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들마저 옥죌 수 있어 부작용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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