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브라질을 국빈 방문한다. 이는 2013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이후 11년 만에 성사된 것으로 냉각된 양국 외교 관계의 해소 여부가 주목된다.
프랑스 일간 르 몽드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파라주 벨렝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만난다. 이번 국빈 방문엔 카르푸, 에어버스 등 프랑스 주요 기업 대표와 여러 중소기업 관계자가 동행해 남미 시장 개척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상파울루에서 열리는 양국 비즈니스 리더들의 포럼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양국 관계는 2019년부터 2022년 말까지 긴장 상태를 유지했다. 이 시기는 반(反)서방, 친(親)러시아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통치하던 기간으로 아마존 산불의 대응책을 두고 양국 지도자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은 양국 외교 관계에 다시 훈풍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르 몽드는 이번 방문을 두고 유럽연합(EU)과 남미의 무역이 자유무역협정(FTA) 없이도 번창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EU와 남미공동시장(MERCOSUR·메르코수르) 간 FTA 체결을 반대한 바 있다. 값싼 외국 농산물 유입으로 자국 농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룰라 대통령은 이달 초 "EU와 메르코수르의 FTA는 더는 좋고 싫음의 문제가 아니다"며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이번 양국 정상 회동엔 각자의 정치적 노림수도 있다고 신문은 짚었다. 좌파 성향의 룰라 대통령으로선 경제 분야에서 자유주의적인 유럽 지도자와 가깝게 지냄으로써 중도 및 우파 정당을 안심시킬 수 있고, 유럽의회 선거를 앞둔 마크롱 대통령 또한 좌파 인사를 포용하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정치적 이득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 등 민감한 국제 현안에 대해선 양국 정상이 어떤 입장을 공유할지 예측이 어렵다는 평가다. 러시아와 함께 신흥경제국 협의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를 구성하는 브라질은 우크라이나도 전쟁에 대해 러시아 못지않은 책임이 있다며 협상에 착수할 것을 요구해왔다. 최근 서방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및 러시아 비판에 앞장선 마크롱 대통령과는 간극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주브라질 프랑스 대사관은 이번 국빈 방문을 통해 두 정상이 생물다양성 보호, 탈탄소화 경제 등 글로벌 현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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