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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변했다”…‘007’ 시리즈, 인종차별 표현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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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출간 70주년 기념 개정판 나와
흑인 멸칭 등 차별적 표현 대거 수정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의 전설적인 스파이 소설 ‘007’에서 인종차별적 표현이 대거 수정된다. 출판사 측은 원작과 최대한 가깝게 유지하면서 여러 가지를 수정한 개정판을 내놓을 예정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5일(현지시간) “‘007’의 저작권을 소유한 이언 플레밍 출판사가 인종차별적 표현을 삭제하거나 수정한 시리즈 전 작품의 개정판을 4월 발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007’ 시리즈는 ‘007’이라는 코드명을 가진 첩보원 제임스 본드의 활약을 다룬 시리즈로, 1953년 첫 작품 ‘카지노 로얄’이 발표된 이래 지금까지 독보적인 인기를 모았다. 영화로도 제작돼 크게 흥행했으며, 본드 역을 맡은 숀 코너리, 다니엘 크레이그 등의 스타를 배출했다.


그러나 ‘007’ 시리즈에는 당시의 시대상을 고려하더라도 논란이 될 만한 차별적 표현도 많았다. ‘007 골드핑거’에서는 한국인이 야만인에 가깝게 묘사되기도 했다. 출판사는 “이 책들은 현대 독자들이 불쾌하게 여길 만한 용어와 태도가 일상적이었던 시기에 쓰였다”고 설명했다.


‘카지노 로열’ 출간 70주년 기념으로 제작되는 이번 개정판을 위해 출판사는 사전에 독자들에게 작품 내 인종차별적 표현에 대한 검토를 의뢰했다.

영화 ‘007 카지노 로열’의 한 장면 [이미지출처=네이버 영화]

영화 ‘007 카지노 로열’의 한 장면 [이미지출처=네이버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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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판에서는 특히 흑인들에 대한 표현이 다수 삭제되거나 수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흑인의 멸칭인 ‘니그로’(negro)가 ‘흑인’(black person 또는 black man)으로 대체되는 식이다. ‘007 살인번호’에 등장하는 범죄자들은 인종이 명시되지 않고 ‘갱스터’로 표현되며, 다른 등장인물도 인종이 언급되지 않는다.


출판사에 따르면 인종에 관한 언급 외에도 여성 혐오,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 등이 수정되는 곳이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언 플레밍 출판사는 “원작과 작품 시기에 최대한 가깝도록 유지하면서 여러 가지를 수정했다는 내용의 공지문도 개정판에 실릴 예정이니, 개정판이 출판되면 독자들이 직접 확인해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007’ 시리즈 개정판 소식은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 유명한 영국의 유명 문학가 로알드 달의 작품들이 원작자의 동의 없이 수정돼 논란이 일어난 와중에 알려져 눈길을 끌기도 했다.


최근 출판사가 달의 작품에서 구시대적 표현을 고친 수정본을 내자, 문학 작품의 내용을 시대가 달라졌다는 이유로 바꾸면 안 된다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그러자 결국 출판사 측은 무수정본을 다시 출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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