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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높아진 니켈, 사기도 기승…스위스 기업, 6억달러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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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업체 트라피구라
인도 사업가에 사기 당해
컨테이너 열어보니 니켈 대신 싸구려 금속만
사기로 얼룩진 금속 거래 시장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세계 최대 원자재 거래 중개업체인 스위스 트라피구라가 니켈 사기를 당했다. 피해 규모는 6억달러 수준이다. 전기차 배터리용 금속인 니켈을 포함해 원자재 수요가 높아지면서 금속 관련 사기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트라피구라는 인도 기업인 TMT 메탈, UD 트레이딩 그룹 등과 니켈 구매 계약을 체결했지만 조직적인 사기를 당했다며 법적 조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2015년부터 인도의 사업가로 알려진 파라텍 굽타가 소유한 이들 기업들과 여러 차례 거래를 해왔다.


문제가 된 최근 니켈 거래도 그 중 하나였다. 이 거래에 따라 트라피구라 직원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날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구에 도착한 컨테이너를 열었다. 그런데 컨테이너 속에는 싸구려 금속만 가득 차 있었다. 니켈은 온데 간데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는 파라텍 굽타가 소유한 이들 기업과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트라피구라는 이 사기 사건으로 5억7700만달러(약 730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법적 절차를 통해 피해액을 환수하면 손실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 10년간 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업체 중 하나로 성장한 트라피구라의 신뢰도에도 상처가 생겼다. 트라피구라의 니켈·코발트 거래 책임자는 결국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몸값 높아진 니켈, 사기도 기승…스위스 기업, 6억달러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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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켈은 리튬, 코발트 등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몸값이 치솟고 있으면서 사기꾼들의 표적이 되고 있는 광물이다. 지난해 2월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주요 생산국인 러시아의 공급 차질 우려 여파에, 가격이 급등하기도 했다. 니켈 가격은 9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에서 t당 2만895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후 4만8000달러대까지 올라갔다 진정됐지만, 전쟁이 터지기 전인 지난해 2월10일(2만3886달러)과 비교해도 20% 이상 상승했다.


가격이 치솟은 반면, 선적시 보안 절차가 금보다 까다롭지 않다는 점도 사기꾼들의 활동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는 "니켈은 컨테이너 1개당 50만달러 가치가 있다"며 "하지만 금과 같은 귀금속 선적시 요구되는 엄격한 보안 절차 없이 대량으로 거래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으로 글로벌 원자재 거래 시장엔 또 한번의 오점이 남았다. 앞서 글로벌 원자재 거래 중개업체인 글렌코어도 5억달러 규모의 구리가 중국 북부에서 사라진 후 중국 금속상에 대한 선적을 중단한 바 있다. 지난 2014년엔 중국 칭다오 항구에서 구리 거래 사기가 발생했다. 구리를 구매한 뒤 도착한 컨테이너를 열었지만 구리가 실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는 구리를 담보로 자금 대출을 받은 투자자를 상대로 한 금융기관의 줄소송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건으로 가뜩이나 가짜 창고 영수증, 선적 서류 복사본, 페인트를 칠한 암석 등 각종 '설(說)'이 무성한 금속 거래 시장이 더욱 술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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