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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편지 뜯었다고 전과자 전락...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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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전달 위해 업무상 개봉 권한" 주장
재판부 "수취인 신원 확인 노력 소홀" 판단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우편물 송·수신 업무를 맡은 직원이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남의 우편물을 뜯었다가 벌금을 내게 됐다. '비밀침해죄'를 저지른 것으로 여겨져서다..


춘천지법 형사2단독 박진영 부장판사는 편지개봉 혐의로 기소된 A씨(29)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2021년 11월 강원 홍천군의 한 사무실에서 고용노동청으로부터 온 B씨의 '처분 사전통지서' 등기우편물을 뜯어 개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씨는 이 일로 벌금형의 약식명령을 받게 되자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으나 또다시 벌금형을 받았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사진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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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우편물 송·수신 업무를 맡은 계약직 직원이다. 그는 사무실로 오는 수많은 우편물 중 발송인이 공적 기관이고 수취인이 개인인 우편물은 정확한 전달을 위해 업무상 개봉 권한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전임자로부터 이러한 내용으로 업무 인수인계를 받았다는 것이다.


또 A씨 측은 "사내 전산망에서 수취인 B씨 이름을 검색했으나 조회가 되지 않았다"며 "정확한 수취인 정보를 확인한 뒤 관련 업무 담당자에게 전달했을 뿐 비밀을 침해하려는 고의가 없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설령 A씨 주장대로 업무 인수인계 등을 통해 편지 개봉 권한이 있다고 믿었을지라도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편지 개봉에 대한 위법 가능성을 회피하고자 진지한 노력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며 유죄 판결을 내렸다.

사무실로 오는 우편물은 회사 직원뿐만 아니라 임대사업장 근무자들, 파견업자들,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것들도 있었음에도 A씨가 수취인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해보려는 조치를 소홀히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B씨는 회사 직원이 아니라, 같은 건물 지하 1층 임대사업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업주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남의 우편물을 함부로 열어본 사람은 비밀침해죄를 저지른 것으로 간주해 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형법 제316조는 "봉함 기타 비밀 장치한 사람의 편지, 문서 또는 도화를 개봉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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