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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없으면 의미 없다"…월급 600만원 넘어도 '중산층 이하'로 느끼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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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600만원 소득자 10명 중 9명 "나는 중산층 이하"
수도권에서 월급 한 푼 안 쓰고 집사는 데 걸리는 기간 6.8→8년
전문가 "올해는 집값 내려갈 것"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인 '서울스카이'에서 한 시민이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서울 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인 '서울스카이'에서 한 시민이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서울 시내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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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지난해 가구소득이 600만원을 넘는 고소득자 10명 중 9명은 본인을 '중산층 이하'라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몇 년 새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부동산 유무에 따라 자산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무주택자는 폭등한 집값으로 인해 하루아침에 '벼락거지' 신세가 됐다고 한탄하고 있다. 결국 매월 벌어들이는 근로소득이 많더라도 집이 없는 경우, 자신을 상층으로 분류하지 않는 셈이다. 전문가는 올해 집값이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계청이 지난 1일 발표한 '2021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구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사람 가운데 91.1%는 본인의 사회적·경제적 지위가 '중' 이하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들 중 78.3%는 본인이 중층에 속한다고 답했으며, 34.7%는 자신이 중하층에 속한다고 느꼈다. 또 본인이 하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12.8% 로 집계됐다.

다만 가구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경우, 조사 대상 가운데 월평균 소득 구간이 가장 높았다. 즉 가구소득 600만원 이상인 이들의 월평균 소득 구간이 가장 높았음에도 이들 대다수가 스스로 상층에 속하지 않는다고 인식한 것이다.


고소득 구간에 있는 이들조차 박탈감을 느끼는 이유는 근로소득과 자산소득 간 격차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부동산 가격이 최근 몇 년 동안 급등하면서 자산 상위 계층의 자산 소득 증가 폭 또한 더욱 커졌다.


통계청의 주택 소유 통계에 따르면, 2020년 11월1일 기준 주택 소유 가구의 평균 주택 자산가액(공시가격 기준)은 3억2400만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4900만원 늘었다. 이에 비해 주택 자산가액 기준 상위 10% 가구의 집값은 평균 13억900만원으로 2억600만원이 올랐다.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문호남 기자 munonam@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서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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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면 부동산으로 인한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근로소득이 많은 계층조차도 근로소득에 부여하는 의미가 작아진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일부 직장인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고 있다.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벌어진 자산 격차를 줄일 수 없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3년 차 직장인 최모씨(28)는 "월급이 300만원 정도인데 월세, 휴대폰 요금, 식비 등을 고려하면 남는 돈이 얼마 없다"며 "'내 집 마련'은 '금수저'가 아니면 꿈조차 꿀 수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다. 지인들도 '내 집 마련' 포기한 지 오래"라며 "지금 집값이 내려간다 해도 몇 년 전 가격으로 돌아갈 것 같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이 가운데 지난해에는 수도권에서 집을 사려면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8년을 모아야 가능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8월 발표한 '2020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주택 구매 때 비용 부담을 나타내는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배수(PIR·중위 가격 기준)'는 수도권이 2020년 8.0배로 2019년(6.8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PIR는 월급을 받아 한 푼도 안 쓰고 꼬박 모아 집을 장만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PIR가 6.8배에서 8.0배로 확대됐다는 것은 중위 소득자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서 내 집을 마련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6.8년에서 8년으로 연장됐다는 뜻이다.


전문가는 계층을 구분하는 기준에 주관적인 판단이 들어간다고 분석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산층을 규정할 때, 주관적인 판단이 영향을 미친다. 근로소득이 높다고 해서 무조건 중산층인 것은 아니다. 예컨대 본인의 집이 있고, 차가 있어야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간 집값이 폭등한 이유는 부동산 공급을 억제하는 정책 때문이다. 그런데 정부와 여야 대선 후보들이 이제 부동산 규제를 완화한다고 하니 올해는 집값이 내려가리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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