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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현장 경찰관이 '법개정' 외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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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 경찰청장이 7일 경기 구리경찰서를 찾아 물리력 대응 훈련을 참관하고 현장 경찰관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경찰청]

김창룡 경찰청장이 7일 경기 구리경찰서를 찾아 물리력 대응 훈련을 참관하고 현장 경찰관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제공=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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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스토킹·가정폭력 등 민감한 범죄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법에 정해져 있다. 먼저 범죄가 현장에서 진행 중이라면 이를 제지하고, 가해자·피해자를 분리시킨다. 상황이 긴급하고 피해자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경찰관은 긴급응급조치(스토킹), 긴급임시조치(가정폭력)를 취할 수 있다. 용어는 살짝 다르나 피해자에 대한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화·문자 등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 금지 등을 조치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이는 판사의 결정 없이 현장 경찰관이 취할 수 있는 가장 즉각적인 피해자 보호 방식이기도 하다.


문제는 경찰관의 긴급조치를 위반했을 경우다. 스토킹처벌법과 가정폭력처벌법 모두 긴급조치 위반 시 ‘과태료’만을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스토킹처벌법은 1000만원 이하, 가정폭력처벌법은 300만원 이하 과태료다. 과태료는 형사처벌(형벌)과 달리 행정벌적 성격을 갖는다. 위반을 한다고 전과가 남는 것도 아니고, 경찰관의 눈앞에서 긴급조치 위반이 벌어진다고 해서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도 없다. 스토킹과 가정폭력은 언제나 살인 등 강력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을 내포한다. 이를 막기 위한 경찰관의 조치를 위반한 것치고는 처벌도 약하고, 즉각적 제지도 쉽지 않은 셈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물리적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때의 결과는 이번 ‘서울 중구 스토킹 살인사건’을 통해 여실히 확인됐다.

경찰의 부실 대응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현장 경찰관들이 제도와 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데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정학섭 부산북부서 직장협의회 대표(경위)가 8일 경찰 내부망에 올린 글은 곱씹을 만하다. "경찰에 신고한 사실에 앙심을 품고 있다가 경찰관이 돌아간 이후 피해자에게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즉시 현행범 체포가 가능하고 처벌규정 역시 형사처벌이 가능하도록 법이 개정돼야 한다." 현장 경찰관의 부실 대응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나, 적어도 국민을 보호할 수 있게끔 무언가 할 수 있는 권한은 주고 얘기해야 하지 않을까.




이관주 사회부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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