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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준의 여행만리]삼강나루 옛이야기 안주 삼아 막걸리 한 잔 하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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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따라 가는 예천여정-삼강주막, 회룡포 마을, 초간정 등 볼거리 풍성

삼강나루터, 삼강주막과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500년 묵은 회화나무가 세월의 이끼를 가득 품은 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강나루터, 삼강주막과 희노애락을 함께 했던 500년 묵은 회화나무가 세월의 이끼를 가득 품은 채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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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삼강주막 옆에 새로 조성된 주막에서 부추전, 배추전, 막걸리 등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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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룡포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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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뽕다리를 건너는 마을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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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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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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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당실마을 송림

금당실마을 송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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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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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용준 여행전문 기자]낙동강 물길을 따라 삼강마을로 갑니다. 삼강은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한데 모이는 지점을 말합니다. 그 마을 강변에는 전국에 하나 뿐인 조선시대 주막이 있습니다. 나룻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니던 길손들과 뱃사공, 허리가 굽도록 술상을 봐온 주모가 100년을 넘게 지켜온 주막입니다. 이젠 주모도 사공도 없지만 주막은 남아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주막집 곁에는 500년 묵은 회화나무 두 그루가 서 있습니다. 세월의 이끼를 가득 품은 노거수는 호시절 삼강나루터의 주인공이자 삼강주막의 역사를 오롯이 기억하고 있겠지요. 주막에서 물길을 따라 조금만 가면 '자연이 빚은 예술'이라 불리는 회룡포 마을이 나옵니다. 예천에서 가장 이름난 명소이기도 합니다. 물길 안쪽은 억겁의 시간 동안 쌓이고 깎였을 모래가 마을보다 넓은 백사장을 형성하고 있어 국내 최고의 물돌이 풍경을 자랑합니다. 마을로 드는길, 구멍 뚫린 공사용 철판을 이어붙인 이른바 '뿅뿅다리'를 건너는 맛도 즐거움입니다. 그뿐인가요. 예천은 풍모가 빼어난 정자를 여럿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첫손으로 꼽을 만한 곳이 초간정입니다. 소백산 자락에서 내려온 물이 바위를 만나 짧게 굽이치는 그곳 암반 위에 초간정이 있습니다. 정자에 앉아 밖의 풍경을 내다보는 것보다, 건너편 바위에 걸터앉아 정자를 바라보는 맛이 훨씬 더 좋습니다. 금당실 마을은 고택ㆍ돌담ㆍ솔숲을 따라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나기 좋습니다.


육지 속의 섬 회룡포는 예천에서 가장 이름난 명소다. 내성천 물줄기가 산줄기의 비호를 받으며 휘돌아나가는 그곳에 회룡포마을이 있다. 물길 안쪽은 억겁의 시간 동안 쌓이고 깎였을 모래가 마을보다 넓은 백사장을 형성하고 있다. 용이 비상하듯 물길이 휘감아 돌아간다는 뜻의 회룡포 인근에는 용과 관련된 지명이 많다. 마을 북측은 비룡산이고, 제1뿅뿅다리 건너는 회룡마을, 제2뿅뿅다리 너머는 용포마을이다.

특별한 목적이 아니라면 마을까지 차를 가져갈 필요가 없다. 회룡마을 주차장에서 뿅뿅다리만 건너면 된다. 차로 가려면 물길을 피해 30분은 족히 돌아야 한다.뽕뿅다리 안내문에는 "구멍이 숭숭 뚫린 철판으로 만든 뿅뿅다리는 원래 '퐁퐁'다리였는데 언론에서 잘못 쓰는 바람에 뿅뿅다리로 불리게 됐다"고 적고 있다. 발을 디딜 때마다 철판 구멍 사이로 모래 속의 물이 퐁퐁 솟아오르기도 한다.


다리 아래 물바닥은 흰 모래로 가득하고, 물은 수심이 낮다. 좁은 뿅뿅다리에 걸터앉아 물에 발을 담그고 고즈넉한 강변마을 풍경을 바라보거나 맨발로 백사장을 천천히 걸으면서 발끝에 느껴지는 모래의 촉감을 느껴보기 좋다. 코로나19 시대에 좀처럼 맛보지 못한 '평화롭다'는 느낌을 알게 될 터다. 마을에서 눈길을 확 휘어잡을 만한 풍경은 없지만 강변마을의 평화로운 정취 속에서 느긋하게 돌아보기 좋다.


마을 전경을 보려면 비룡산 정상부근의 회룡포 전망대(회룡대)로 가야 한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 백성들의 평안을 염원하며 지었다는 장안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걸어 올라가면 된다. 400m만 걸으면 전망대에 닿는다.

전망대는 내성천이 거의 수직으로 내려다보이는 절벽에 자리 잡았다. 그러나 한눈에 담기 어려울 만큼 풍광이 넓어 아찔함보다는 평온함이 느껴진다.


곱디고운 금빛 모래사장과 눈이 부시도록 맑은 은빛 내성천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그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신선이 된 듯 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아름다운 육지 속의 섬마을 정취다. 또 마을 오른쪽으로 첩첩 이어진 산을 바라보면 능선과 능선 사이에 겹쳐 있는 하트모양의 산을 찾아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전망대를 나와 내성천 물길을 따라 삼강마을으로 간다. 삼강은 낙동강, 내성천, 금천이 한데 모이는 지점이다. 그 마을 낙동강변에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조선시대 주막이 있다. 바로 삼강주막이다.


그 옛날 삼강나루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다양했다. 과거시험을 보러가는 유생과 보부상, 농사꾼, 뱃사공 등 신분과 빈부를 가리지 않았다. 주막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북적거렸다. 그러나 세월이 바뀌면서 주막은 그 기능을 다했다. 2005년 88세의 나이로 작고하기 전까지 유옥련 할머니가 100년을 넘게 지켜온 주막이다. 이제 주모도 사공도 없지만 주막은 남아 관광객을 맞고 있다.


낙동강에 배 띄우고 놀았다던 옛이야기가 흐르는 삼강나루터 주막에 앉아 부추전, 배추전에 막걸리 한 잔으로 목을 추겨본다.


삼강주막 바로 옆에는 수령 500년이 넘은 회화나무 두그루와 '들돌'이 있다. 무게 50㎏의 들돌은 청년들이 농부로 인정받는 통과의례인 동시에 일꾼들의 품삯을 정하는 도구로 쓰였다.


세월의 이끼를 가득 품은 회화나무를 돌아 삼강주막을 나온다. 예천에서 가장 풍모가 빼어난 정자 초간정을 찾아가 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의 저자인 초간 권문해가 1582년 지은 것이다. 깊은 산중도 아니고 긴 숲그늘을 드리운 곳도 아니지만, 물을 굽어보는 바위 위에 터를 닦아 앉힌 정자의 풍모는 더없이 매혹적이다.


맑은 물과 아름드리 소나무가 바위와 함께 어우러져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과도 같은 전경을 선사한다. 이런 이유로 드라마 황진이, 미스터선샤인 등에 주요 배경으로 등장했다. 초간정은 정작 정자에 들어 내다보는 경치보다는, 건너편 바위에 걸터앉아 건너다보는 경관이 훨씬 더 빼어나다.


초간정 인근에 금당실 마을이 있다. 조선시대 전통가옥의 모습을 잘 간직한 이곳은 정감록 10승지의 명당이다. '조선 도읍 후보지'로 거론됐을 정도다.


반송재 고택(문화재자료 제262호)과 사괴당 고택(문화재자료 제337호) 등 10여채의 고택과 함께 역사를 같이한 돌담이 멋스럽다. 볏짚과 황토를 이용해 차곡차곡 쌓아올린 돌담은 마을을 이리저리 굽이치며 거미줄처럼 이어진다.

'금당실 송림'(천연기념물 제469호)도 마을의 명물 중 하나. 주민들이 '금당실쑤'라고 불리는 숲은 내륙지방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소나무 방풍림이다.


예천=글 사진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수도권에서 가면, 경부나 중부를 이용해 영동고속도로 여주갈림목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점촌함창IC를 나와 나한교차로, 사아매교차로를 지나 안동,예천 방면으로 가다 용궁교차로에서 회룡포, 삼강주막 등으로 간다. 초간정과 금당실은 용문면에 있다.


△볼거리=나라에 세금을 내고 있는 나무로 유명한 석송령과 황목근을 비롯해 절집 용문사, 절벽에 앉아 있는 병암점, 선몽대, 예천곤충생태체험관, 예천천문과학문화센터 등이 있다.


△먹거리=용궁면의 순댓국이 유명하다. 도쿄 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터인 김재덕이 고향에서 가장 먹고싶은 순대국이라해 인기를 더했다. 용궁시장 주변에 순댓집이 몇곳 있는데, 그중 단골식당이 가장 알아준다. 순댓국을 싫어하면 오징어볶음 맛에 깜짝 놀란다. 예천 읍내에는 청포묵 비빔밥과 갖가지 반찬류를 내주는 청포정식으로 유명한 '전국을 달리는 청포집'이 이름났다.




조용준 여행전문기자 jun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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