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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코인에 힘입은 국내 마약시장…젊은층부터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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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부산서 마약 판매·구매한 50여명 대거 검거
SNS로 홍보하고 가상화폐로 결제
올해 상반기 마약사범, 전년 대비 8.6% 증가
10대 마약사범 156.5% 폭등
전문가 "마약 중독 막는 근본적 해결책 마련 중요"

부산경찰청이 최근 압수한 마약류 / 사진=연합뉴스

부산경찰청이 최근 압수한 마약류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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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최근 부산에서 마약류를 거래한 일당 8명과 구매자들 50여명이 경찰에 대거 적발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고속버스 택배로 마약을 운반하는가 하면, 익명성이 보장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상화폐 등을 적극 이용하는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였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IT 기술을 악용한 마약 거래가 늘고 있다. 특히 SNS에 익숙한 청소년·청년 세대가 마약류에 노출될 경우, 훗날 더 큰 사회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는 마약 확산을 막기 위한 근본적 해결책은 중독자 예방 및 재활치료에 있다고 제언했다.

SNS로 홍보하고 '던지기'로 마약류 배달한 일당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30대 A 씨를 포함한 8명은 마약류 판매 혐의로 모두 구속됐다. 경찰은 이들에게서 마약을 사들인 50명 또한 적발해 불구속 입건했다.


A 씨 등 일당 8명은 지난해 11월부터 SNS에 마약류 판매 광고를 올리고 홍보 활동을 펼쳤다. 이들은 SNS상에서 마약류를 뜻하는 은어를 이용해 정보를 공유하면서 구매자들을 모집했다.

경찰에 검거된 마약사범 일당은 연락책, 전달책 등 역할을 분배할 만큼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 사진=연합뉴스

경찰에 검거된 마약사범 일당은 연락책, 전달책 등 역할을 분배할 만큼 체계적으로 움직였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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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일당은 각각 연락책, 전달책, 마약 조달원 등 역할을 분담해 체계적으로 마약 거래에 임했으며, 손님들에게는 SNS 닉네임으로만 연락하게 하고 대금은 가상화페만 받았다.


마약을 운반할 때는 지정된 장소에 몰래 마약을 숨겨놓은 뒤 구매자가 직접 찾아가게 하는 일명 '던지기' 방법을 사용했고, 교통 접근성이 높지 않은 수도권 외 지역에는 고속버스 택배를 이용해 배달했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 등으로부터 마약을 구매한 구매자들 대부분은 2030 세대인 청년층이었으며, 직장인·학생 등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마약사범, 갈수록 숫자 늘고 연령대 어려져


불법 마약류를 거래하려던 이들이 대거 적발된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부산 경남 지역 병원 및 약국에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을 불법 처방받은 뒤 이를 직접 투약하거나 판매한 10대 41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검거된 10대 피의자들은 또래 10대에게 이를 판매하고, 공원이나 상가, 화장실은 물론 심지어 학교 내에서도 마약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사범 숫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연령대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정부가 경찰청을 포함해 외교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대검찰청, 관세청, 해양경찰청 등과 공동으로 집계한 상반기 마약사범 단속자료를 보면, 적발 인원은 756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8.6% 증가했다. 19세 이하인 10대 마약사범은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56.5% 폭등한 277명을 기록했다.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마약 거래 홍보 게시글. / 사진=SNS 캡처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마약 거래 홍보 게시글. / 사진=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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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사범이 점차 젊어지는 이유는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비밀이 보장된 SNS 및 결제 수단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페이스북, 트위터 등 유명 SNS에 마약류를 의미하는 특정 은어를 적어 구매자의 관심을 끈 뒤, 비밀 메신저 방으로 유인해 익명성이 보장된 가상화폐 결제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단속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인터넷 마약류 사범 비중은 전체의 약 25%로, 전년(19.6%) 대비 5.4%포인트 상승했다. 또 거래자를 추적하기 힘든 가상화폐 이용 사범 비중도 지난해 1.8%에서 6.6%로 3배 이상 늘었다.


"마약 구매자 중독 막고 재활 지원하는 게 근본적 해결책"


전문가는 신기술을 악용한 마약 판매 및 유통 수단은 언제나 나타나기 마련이라며, 마약사범 숫자를 줄이기 위한 근본적 방법은 중독자 예방 및 재활치료에 있다고 강조했다.


전경수 한국마약학회장은 "SNS를 이용한 마약 홍보, 판매 등 새로운 수단이 나타나면서 마약의 위험성도 늘고 있다. 대책이 요구되는 문제"라며 "마약을 근절하려면 마약사범을 검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마약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자꾸 유입될 수 없도록 예방책을 마련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약사범을 줄이려면 마약에 중독돼 재투약하는 중독 환자 숫자를 줄여 수요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마약 판매자들의 매출을 감소시켜 공급도 줄기 때문"이라며 "또 이미 중독된 사람들의 재중독 방지를 위한 재활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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