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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올릴 때 됐다" vs "자영업자 어려운데" 시민들, '최저임금 1만원'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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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정부 마지막 최저임금 심의 시작
앞서 '최저임금 1만원' 공약했으나 2년간 인상률 낮아
노사 입장차 뚜렷…시민들도 갑론을박

18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골목길을 시민들이 거닐고 있다. 사진=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

18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골목길을 시민들이 거닐고 있다. 사진=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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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김초영 기자] "코로나로 어려운데 다 같이 참죠." , "최저임금, 좀 올라도 됩니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됐다. 노동계는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최저임금 1만원'을 지키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은 첨예하게 엇갈린다. 코로나19로 인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낮았던 만큼 큰 폭으로 인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자영업자의 고충이 큰 상황에서 노동자들이 양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반박도 있다.


최저임금위는 지난달 20일 첫 전원회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 상황이다. 최저임금위는 앞으로 심의·의결 등을 거쳐 오는 8월 내년도 최저임금을 최종 고시할 예정이다.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적용 연도 기준) 인상률은 2018년 16.4%, 2019년 10.9%, 2020년 2.9%, 올해는 1.5%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액수는 8720원으로 1만원에 미달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9대 대선 공약으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약속한 바 있으나,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경기 급랭으로 인해 최저임금 인상률도 주춤했다.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차 전원회의 및 위촉장 전수식 모습. / 사진=연합뉴스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2차 전원회의 및 위촉장 전수식 모습.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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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런 가운데 내년 최저임금 인상 여부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경제난을 겪었던 시기 동안 근로자가 양보한 만큼 임금을 대폭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날 서울 명동 쇼핑거리 한 매장에서 만난 30대 직원 A 씨는 "당연히 (최저임금을) 높여야 한다. 1만원은 아니더라도 그에 근접한 액수 만큼 올려야 할 것"이라며 "2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사실상 인상을 유예해 줬는데 언제까지 참으란 말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최저임금이 높아지면 고용주가 인력을 줄인다고들 하지만, 정말로 일손이 필요할 때는 결국 근로자를 찾게 되어 있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학창 시절 수년간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마련했다는 직장인 B 씨는 "일용직 노동자, 비정규직 등이 최저임금의 수혜를 입는다.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사회 가장 취약한 계층을 보호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며 "임금이 높아지면 근로 의욕도 상승해 고용주 입장에서도 장기적으로 이득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18일 오전 서울 명동거리 모습. / 사진=김초영 기자 choyoung@

18일 오전 서울 명동거리 모습. / 사진=김초영 기자 cho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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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임금을 올리는 것은 고용주 입장에서 부당하다는 의견도 있다.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50대 C 씨는 "벌어들이는 게 있어야 나눌 수 있는 건데, 요즘 같이 코로나로 어려운 상황에 (노동자) 본인의 권리만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라며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고 어느정도 상식적인 선을 지켜서 최저임금을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자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을) 급하게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사회라는 곳은 구성원 간 화합이나 조합이 필요한데, 너무 노동자 입장에서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게 아닌가"라고 토로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D 씨는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수입이 없었다가 겨우 알바 자리를 구했다"며 "일단 지금은 일할 곳이 있다는 사실에나마 만족하고 있는 형편인데, 갑자기 최저임금이 올라서 일자리가 줄어들면 어쩌나. 그게 무섭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한편 노동계는 협상에 불참할 만큼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최저임금 근로자위원 가운데 4명을 차지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최저임금위 2차 전원회의에 불참한다고 밝혔다. 또 민주노총은 이날 회의장 밖에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정부는 최저임금위 위원들에게 합리적인 결정을 당부했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제12대 최저임금위 위원 위촉장 전수식에서 "최저임금 수준 등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 다양해 최저임금 심의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저임금근로자 보호와 산업현장의 수용도가 높은 합리적인 최저임금이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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