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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묻지마 폭행' 막을 수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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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 카페서 피해 여성 '묻지마 폭행' 당해
전문가 "양형 과정서 범행동기 살펴 가중 처벌해야"

지난 5일 대구 시내 한 카페에서 여성을 향해 갑작스레 주먹을 휘두르는 남성의 모습. 사진=SBS 방송 캡처

지난 5일 대구 시내 한 카페에서 여성을 향해 갑작스레 주먹을 휘두르는 남성의 모습. 사진=S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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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초영 기자] 한 카페에 있던 여성이 일면식도 없는 남성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광대뼈가 골절되는 등 끔찍한 피해를 입었다. 과거에도 이 같은 '묻지마 폭행' 사건이 일어나 처벌을 강화하는 등 조처가 이어졌지만, 비슷한 사건이 끊이질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7일 대구에 있는 한 카페에서 일어났다. 커피숍을 방문한 남성은 피해 여성 옆에 앉아 가방을 치워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여성은 "짐을 치워달라고 하면 치울게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이 남성은 갑자기 여성의 머리를 때리기 시작했다. 무차별 폭행을 당한 여성은 결국 기절했지만, 이후에도 남성은 여성의 어깨를 잡고 얼굴을 노려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행을 이어갔다.

이 같은 '묻지마 폭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는 한 여성이 서울역에서 묻지마 폭행으로 광대뼈가 심하게 함몰되는 사건이 발생해 국민적 공분을 산 바 있다.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낮인 오후 1시 서울역에서 일어난 사건임에도 경찰은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에서 벌어진 일이라 용의자를 잡기 어렵다고 답했다는 점이 매우 황당하다"며 "이른 시일 내에 서울역 묻지마 폭행 용의자 특정과 서울역 내부 전체 CCTV 설치를 청원합니다"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해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서울역 묻지마 폭행' 피해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게시물.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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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묻지마 범죄는 치정이나 원한 등 특정한 범행 이유가 있는 일반 범죄와 달리 범행동기가 대부분 불확실하다. 보통 가해자 본인이 평소 사회에 가지고 있던 불만이나 현실에 대한 증오심을 누군가에 화풀이하는 식이다. 이렇다 보니 대부분 살인 등 강력범죄인 경우가 많고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적 불안감을 유발한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

문제는 이 같은 범행이 끊이질 않고 있다는 데 있다. 사건이 일어나면 처벌 강화 여론이 일지만, 실제 법 개정이나 실질적 조처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다.


지난 2016년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부근 노래방 건물 화장실에서 한 여성이 모르는 남성에게 흉기로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우리 사회에선 '묻지마 범죄'에 대한 심각성이 다시 한번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지금도 유사한 범죄가 일어난다는 점에서 처벌 강화의 목소리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21대 국회에선 묻지마 범죄의 경우 가중해 처벌하는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묻지마 범죄의 처벌 수위를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묻지마 범죄를 저지를 자에게 기존 형벌의 2배까지 가중해 처벌할 수 있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조 의원은 "사회·문화·경제적 원인에 따른 각종 문제들이 심화하면서, 누구나 묻지마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회적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다"며 "개정법률안은 이들에 대한 사회적 보호를 더욱 견고히 하고, 해당 범죄는 강력히 처벌하겠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는 묻지마 범죄의 경우 범행 동기를 입증하기 어려워 법안이 만들어져도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묻지마 범죄의 경우 범죄자의 범행 동기가 모호해 이를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범행 동기를 명시해 법안을 만들더라도 이를 입증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새로운 법안을 만들기보다 판사가 양형 과정에서 범죄자의 범행 동기 등을 면밀히 검토해 처벌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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