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과의 유혈 전쟁'의 인권 침해 논란에 대해 "인권에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위협이 느껴지면 용의자를 먼저 쏘라고 지시했다.
4일 일간 필리핀 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경찰 등 마약 단속 기관에 "마약 중독자들은 모두 총기를 소지하고 있다"라며 "(용의자의) 총기를 못 봤다고 하더라도 과잉행동이나 가해징후가 있으면 먼저 발포하라"라고 지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북부 카비테주(州)에서 70억 페소 (약 1500억 원) 상당의 마약을 폐기하는 행사에서 "나는 인권에 신경 쓰지 않는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인권단체를 향해서 "당신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범죄자와 마약 밀매업자들의 건강과 삶에 몰두해있다"라며 "나는 대통령으로서 마약으로부터 모든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올해 6월에도 "마약을 유통해 필리핀을 파괴한다면 죽여버리겠다"라고 말하는 등 마약 척결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필리핀에서는 2016년 7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부터 마약과의 유혈 전쟁을 벌이며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경찰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올해 7월 말까지 경찰의 단속에 저항하다가 사살된 용의자만 5810명이다.
그러나 인권단체는 재판 없이 사살된 '초법적 처형' 등으로 사망한 자가 3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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