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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세계 표준이 중국? 中 왜곡 보도 논란…시민들 "용납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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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환구시보 "중국이 김치산업의 세계표준"
김치 식품규격 이미 UN에 등록
세계김치연구소 "중국 주장에 근거 없다"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가 3일 제작한 디지털 포스터다. 사진=반크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글 캡쳐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VANK)가 3일 제작한 디지털 포스터다. 사진=반크 공식 인스타그램 게시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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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김영은 기자] 최근 중국의 한 언론매체에서 '중국이 김치산업의 세계 표준'이라고 왜곡 보도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국내·외 여론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오보라며 맞서고 있다.


지난달 29일 중국 환구시보가 "중국의 절임 채소인 파오차이(泡菜)를 국제표준화기구(ISO)가 국제표준으로 정했기에 한국 김치도 파오차이에 해당하므로 이젠 중국이 김치산업의 세계 표준"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중국 검색엔진 기업 바이두에는 "김치는 중국의 유구한 문화유산이며 김치의 기원은 중국"이라는 내용이 서술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전부 왜곡된 보도다. 환구시보가 파오차이의 국제표준에 마치 김치도 포함되는 것처럼 오보를 낸 것이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파오차이의 표준에 김치는 적용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이같이 양국 간에 벌어진 '김치 종주국' 논란을 두고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에 관한 논란이 있는가? 나는 잘 모르겠다"라며 발뺌하는 모습을 보여 공분을 샀다.


그러자 농림축산식품부는 "중국 쓰촨의 파오차이를 우리 김치와 구분하지 않고 보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우리 김치에 관한 식품 규격은 2001년 국제연합(UN) 국제식량농업기구(FAO) 산하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에서 회원국들이 이미 국제표준으로 정한 바 있다"고 밝혔다.

외신도 이를 비중 있게 보도하면서 중국 보도에 반박했다. 영국 공영 BBC 방송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 "중국이 한국 전통 음식인 김치의 제조법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오보에 한국이 퇴짜를 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김치의 재료와 김장 문화를 소개하면서 중국의 김치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소식을 접한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VANK)는 3일 약 4억 명의 세계인이 가입한 최대규모 청원사이트 '체인지닷오아르지'에 왜곡된 김치 정보를 확산하는 중국의 환구시보와 중국 대표 포털사이트인 바이두 백과사전을 대상으로 시정을 요구하는 글을 게재했다.


반크는 "빨갛다고 다 중국의 것이 아닙니다. 김치는 한국 고유의 전통음식입니다"라는 문구를 넣어 디지털 포스터를 만들었고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제작된 이 포스터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배포하는 등 중국의 '김치 공정'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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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 역시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맛집 공유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이러다가 시간 지나면 김치도 중국이 만든 거라고 할 것 같다', '어이없어서 기가 차네요', '김장철에 이런 뉴스 보니까 더 황당'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직장인 A 씨는 "얼마 전 한복도 그렇고 중국이 뭔가 자꾸 빼앗으려 하는 느낌"이라며 "한국의 전통음식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도 김치고 당연히 김치는 우리나라 음식인데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오보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서 혹시나 나중에라도 억울한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 역시 중국이 김치를 중국의 음식이라고 주장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조정은 세계 김치연구소 전략기획본부장은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중국의 파오차이는 절임 식품이고, 일반 절임 식품은 중국뿐만 아니라 일본, 독일 등에서도 흔한 음식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김치는 원료 채소를 소금에 절인 다음 고추,마늘 등으로 양념을 하고 두 차례의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원재료에는 없던 유산균같은 기능성 물질이 생겨나며 영양학적으로 굉장히 우수한 식품으로 다시 재탄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논란에 대해 "중국에서 파오차이의 상업화를 위한 각종 노력을 하고 있고 그 일환으로 ISO 국제표준을 제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중국의 언론사에서 파오차이의 표준 제정을 김치에 대한 표준이라고 확대해석하면서 논란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본부장은 "김치는 UN 산하 기구인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이미 국제표준을 받았고, 그렇기 때문에 민간기구인 ISO에서 김치 표준을 받을 필요성이 그렇게 크게 높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그래도 ISO 김치 표준규격 등재 검토를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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