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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마침내 불 꺼진 서울도심…천만시민 긴급 멈춤기간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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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0시부터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서울시도 발맞춰 천만시민 긴급 멈춤기간 선포

연일 수백명 확진·추워진 날씨, 시민 발길은 '집으로'
편의점·한강공원 등으로 2차 향하던 여름과 대조적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24일 0시40분께 서울 강남역 인근 거리. 대부분 식당들이 영업을 중단한 채 불을 끄고 있어 적막감이 맴돌고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24일 0시40분께 서울 강남역 인근 거리. 대부분 식당들이 영업을 중단한 채 불을 끄고 있어 적막감이 맴돌고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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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이정윤 기자] 마침내 서울도심의 불이 꺼졌다. 당분간 화려한 네온사인과 북적이는 거리는 잠시만 안녕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24일. 술집을 비롯한 식당들은 자정이 되자 손님들을 내보낸 뒤 영업을 종료했다. 지난 여름 편의점 앞에 펼쳐졌던 야외 테이블들은 없었고, 한강공원도 스산하기만 했다. 술집에서 나온 이들은 하나 같이 택시 또는 버스 정류장을 찾았다. 연일 200~300명씩 집계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와 부쩍 추워진 날씨가 시민들의 발걸음을 집으로 향하게 했다.

실제로 이날 찾은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거리는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이었다. 격상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적용되기 전인 전날 오후 11시30분께부터 상당수 술집들은 텅 비거나 한 테이블 정도만 손님이 앉아 있었다. 일부 헌팅포차들은 테이블 절반 이상이 들어차 있었지만, 평소 1~2시간을 기다려 입장해야 할 정도로 긴 대기줄이 형성됐던 것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적막감이 맴돌던 거리는 자정 무렵 다소 북적이기 시작했다. 영업시간이 종료됨에 따라 밖으로 나온 시민들은 삼삼오오 모여 택시를 잡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나자 거리는 이따금씩 지나다니는 시민 외에는 인적 자체가 드물었다. 귀가를 위해 택시를 잡던 시민 김지수(27)씨는 “친구들과 술을 먹다가 12시에 영업을 마친다고 해서 밖으로 나왔다”며 “날씨도 춥고 갈 곳도 마땅치 않아 그냥 집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24일 0시10분께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거리. 자정이 지나 술집에서 나온 시민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사진=유병돈 기자 tamond@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24일 0시10분께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 거리. 자정이 지나 술집에서 나온 시민들이 택시를 잡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있다. 사진=유병돈 기자 t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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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각 서울 강남역 인근 거리도 상황은 비슷했다. 젊은이들이 자주 찾는 헌팅포차에는 빈자리가 곳곳에서 보였다. 클럽 출입문은 굳게 닫혔고 거리는 텅텅 비었다. 영업 종료까지 20여분 남은 시각부터 술집을 빠져나온 시민들로 잠시 활기를 보였지만 자정이 지나자 이내 거조용해졌다. 환하던 네온사인도 하나 둘 꺼졌다. 술집을 나서는 시민 이모(31)씨는 "이제 영업 종료를 해야 한다고 해서 술을 먹다말고 밖으로 나왔다"면서 "술 마실만한 곳이 마땅치 않아 일행과 집에서 한잔 더 하려고 한다"고 했다.

다만 자정이 지난 시간에도 손님을 내보내지 않는 술집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이를 손 놓고 바라만 봤다. 해당 술집에는 오전 0시 14분께 경찰이 출동했는데 경찰관 2명은 술을 마시던 여성 2명과 약 20분간 대화한 끝에 술집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출동 경찰관에게 자정이 지난 시간에도 술집이 영업을 해 출동했냐고 묻자 "그런 것 아니다"라며 "자정 전에 이미 영업 종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관과 여성 2명이 대화를 하고 있던 오전 0시 18분께 술집 내부에는 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남성 2명이 포착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24일 0시께 서울 강남역 인근 거리 술집에서 시민들이 영업 종료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행된 첫날인 24일 0시께 서울 강남역 인근 거리 술집에서 시민들이 영업 종료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오고 있다. 사진=이정윤 기자 leeju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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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정부는 이날 0시를 기점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점관리시설 9종 가운데 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단란주점, 감성주점, 콜라텍, 헌팅포차 등 유흥시설 5종에는 사실상 영업금지에 해당하는 ‘집합 금지’가 내려졌다. 또 음식점은 정상영업이 가능하지만, 오후 9시 이후에는 포장·배달만 허용된다.


서울시도 2단계 조치에 발맞춰 연말까지 ‘천만시민 긴급 멈춤 기간’을 선포했다. 연말모임과 심야시간 불필요한 이동 최소화를 위해 대중교통 운행을 단축하는 것이 골자다. 시내버스는 24일부터, 지하철은 27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운행횟수를 각각 20%씩 감축키로 했다. 향후 비상상황이 지속될 경우 중앙정부와 협의해 추가적으로 지하철 막차시간도 자정에서 오후 11시로 당긴다는 방침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직전인 23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거리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유병돈 기자 tamond@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직전인 23일 오후 11시40분께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거리가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유병돈 기자 tam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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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번 위기를 넘지 못한다면 그동안의 모든 노력과 희생이 물거품이 될 것”이라며 “지금 방문하고 만나고 접촉하는 모든 곳에 코로나 위험이 잔존해 있을 수 있다는 각별한 경계심으로 불요불급한 외출, 만남,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방역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23일 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새로 발생한 확진자는 총 252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수도권이 173명, 비수도권이 79명으로 서울 108명, 경기 54명, 인천 11명 순이었다. 24일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 수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이정윤 기자 leejuy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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