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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몰래 녹음 처벌" vs "가짜 미투 못 막아" 남녀 갈등 격화

최종수정 2020.11.24 09:00 기사입력 2020.11.2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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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몰래 녹음만 해도 처벌 '법 개정' 추진
개정안 둘러싼 남녀 의견 대립 격화
女 "음성 협박 도구" 男 "가짜 미투 증거"
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 찬·반 난상토론

"성관계 몰래 녹음 처벌" vs "가짜 미투 못 막아" 남녀 갈등 격화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상대방 동의 없이 성관계 음성을 녹음한 자를 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개정안을 둘러싼 남성과 여성의 의견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개정안은 성관계 음성물도 불법 영상물과 같이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보복하는 용도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해 마련됐다.


여성들은 찬성하는 입장이 많다. 남성들이 이를 이용해 협박하는 상황이 많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남성들은 성관계 음성 녹음은 '가짜 미투'를 반박할 수 있는 유일한 증거라며 법 개정 반대 태도를 보이고 있다. 개정안이 공개된 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는 수만 개의 댓글이 달리며 찬성과 반대 등 난상토론이 벌어지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사진=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 캡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사진=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 캡처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8일 대표 발의한 개정안에 따르면 휴대전화, 녹음기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음성을 상대방 의사에 상관없이 녹음하거나 반포한 자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또한,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해당 음성물을 반포한 경우도 5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음성물을 이용해 사람을 협박한 자에겐 1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한다.


현행 성폭력범죄처벌법은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물 또는 복제물 관련한 처벌 규정만 있다. 불법 녹음으로 발생한 피해의 경우 명예훼손죄 혐의를 적용해왔다.

개정안에 달린 댓글들. 사진=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 캡처

개정안에 달린 댓글들. 사진=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 캡처



이와 관련해 개정안이 19일 국회입법예고 홈페이지에 공개되자 해당 게시글에는 23일 오후 11시 기준 2만4386건의 의견이 달렸다.'찬성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반대합니다' 의견도 있다. 개정안 조회수는 21만3806에 이르고 있다.


개정안을 찬성한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너무 늦은 법 개정이다"라면서 "지금이라도 신속히 법 개정을 통해 피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법 개정을 반대한다고 밝힌 네티즌은 "성관계를 합의하고 했다는 유일한 증거가 개정된 법으로 인해 할 수 없다면 무고한 피해 남성들이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의 의견도 치열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 30대 여성 직장인 이 모 씨는 "영상 뿐만 아니라 음성도 당연히 협박 도구가 될 수 있다"면서 "이번 개정안에 찬성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성들이 주장하는 '일부'를 '전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만에 하나 그 일부 상황을 막기 위한 법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어떤 억울한 상황을 아예 만들지 않으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남성들 사이에서는 '가짜 미투'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0대 남성 회사원 김 모 씨는 "입법이나 법 개정은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면서 "일부지만 남성들 사이에서 '음성 녹취'는 합의된 성관계 정황을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일종의 증거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녹취마저 없다면 '합의 된 성관계'가 아니라는 주장에 맞서 대응할 수 있는 증거가 아무것도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강 의원은 그 이유에 대해 "최근에는 성관계 음성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휴대전화나 소형녹음기로 녹음하거나 유포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녹음된 음성파일 등은 불법영상물과 마찬가지로 상대방을 협박하거나 리벤지 포르노의 용도로 악용될 수 있으므로 이를 성폭력범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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