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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이야기]'K방역'넘어 이제는 'K택스'다

최종수정 2020.10.23 12:30 기사입력 2020.10.23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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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남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 교수

안창남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 교수

"당신이 방송을 하세요"라는 뜻의 유튜브(YouTube)는 미국 ICT 업체인 구글이 운영하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이다. 이곳에 동영상을 올려 공유하는 자를 유튜버(YouTuber)라고 한다. 유튜브의 주된 수입원은 광고다. 한국 기업이 광고비로 100을 내면 이 중 45는 유튜브가 가져가고, 나머지 55는 유튜버 몫이다. 이를 세금 시각으로 보면 간단하지 않다. 현행 과세체계로는 한국 기업이 광고비를 지급할 경우 비용이 증가해 법인세가 감소한다. 이와 달리 유튜브는 수입이 늘어 본사가 있는 미국은 법인세가 증가한다. 유튜브가 돈을 벌수록 한국의 세수입은 줄어들고 미국은 늘게 된다. '똑똑한 기업' 하나가 미국 국세청의 배를 한껏 불리고 있다.


여기에 반발한 유럽연합(EU)은 대형 ICT 업체(구글ㆍ애플ㆍ페이스북ㆍ아마존)에 소비세 형태의 디지털세(GAFA tax)를 부과해 자국의 세수입을 늘리려 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가히 총성 없는 세금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유튜브 몫인 45에 대해 광고비를 지급한 국가도 세금을 거둘 수 있는 과세공식을 만들고 있다(현행 과세체계는 유튜브가 한국에 사업장이 있어야만 가능하나, 인터넷으로 사업을 하니 사업장이 필요 없다).

그러나 미국이 쉽게 양보할 리 만무하다. 위 공식의 적용 대상에 미국 기업의 디지털 서비스 사업뿐 아니라 소비자 대상의 사업도 포함시키려고 한다. 이러면 우리나라의 삼성이나 현대도 포함될 수 있다. 즉, 우리나라가 구글에 대해 과세하면 미국은 우리나라 기업에 대해 과세하겠다는 어깃장을 놓고 있다. 애를 먹이는 것은 이것뿐이 아니다. 우리나라 국세청이 유튜버 몫인 55의 지급명세를 구글로부터 받을 방법이 없다. 외국기업이어서 제출 의무가 없다. 이를 눈치챈 일부 국내 유튜버들이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등 과세관청의 눈을 피하고 있다. 세금 사각지대다. 구글을 달래서 받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국제거래에 대한 세금정책은 경제논리보다 정치적 힘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짙다. 미국과 EU의 입김이 강하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대한민국 위상이 높아졌다. 미국과 EU가 대립할 때, 한국의 입장이 결정타가 될 수도 있다.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올라선 한국의 경험과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플랫폼 사업자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이나 EU의 의견을 단순하게 지지하기 보다는, 여러 나라가 공평하게 세금을 나눠 가지는 합리적 대안을 제시하고 관철시켜야 한다. 바야흐로 국제거래에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거주국과 소비(지출)국이 과세권을 나눠 가지는 '월드택스' 시대가 오고 있다. 한국 입장에선 외국 기업의 과세권을 확보하되, 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그 나라의 부당한 과세권에 휘둘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 불리한 것은 축소하고, 유리한 것은 확장해야 한다.


부유한 국가의 수입에는 가난한 국가의 지출이 수반된다. 따라서 세원을 공평하게 나눠 갖는 것은 당연하다. 공평과세야말로 국가 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극복하는 바른 길이다. 이것이 합리적으로 치유돼야 전쟁과 혁명이 사라진다. K방역이 국제사회의 표준으로 올라섰듯 한국 세무공무원이 제시한 합리적 공평과세방안 역시 국제사회의 과세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른바 'K택스(tax)'다. 청지기적 사고로 무장한 세무공무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안창남 강남대학교 경제세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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