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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박물관 정초석 글씨, 이토 히로부미 친필로 확인

최종수정 2020.10.21 12:16 기사입력 2020.10.21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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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적과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비스듬하게 내려쓴 획 똑같아"
문화재청, 한국은행이 현상변경 허가 신청하면 관리방안 마련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정초석 글씨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정초석 글씨



문화재청은 한국은행 화폐박물관(옛 조선은행 본점) 정초석 글씨가 이토 히로부미의 친필로 확인됐다고 21일 전했다. 정초석이란 기초 공사를 마치고 기초(대개 모퉁이)에 두는 기공 날짜를 새긴 돌이다.


한국은행 본관 정초석에는 ‘정초(定礎)’라는 글씨가 쓰여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미국 UC 버클리도서관이 소장한 ‘조선과 만주의 경제 요강(Economic outlines of Chosen and Manchuria)’을 근거로 이토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화재청은 서체 전문가 세 명으로 자문단을 구성해 지난 20일 현지 조사를 벌였다. 일본 하마마츠시 시립중앙도서관 누리집에 있는 이토의 붓글씨와 ‘조선과 만주의 경제 요강’에 게재된 이등방문 이름이 새겨진 정초석 사진 등과 비교·분석했다.

일본 하마마츠시 시립중앙도서관에 있는 이토 히로부미 붓글씨

일본 하마마츠시 시립중앙도서관에 있는 이토 히로부미 붓글씨



정초석 글씨는 이토의 그것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관계자는 “묵적(먹으로 쓴 글씨)과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비스듬하게 내려쓴 획 등이 똑같다”고 했다. 일부 필획은 정교함도 떨어졌다. 관계자는 “글씨 새기는 과정에서 획 사이가 떨어져 있어야 하는 부분이 붙어있다. 붓 지나간 자리에 비백(빗자루로 쓴 자리같이 보이는 서체)도 살리지 못했다”고 했다.


정초 일자와 이등방문 이름을 지우고 새로 새긴 ‘융희(隆熙·1907년부터 사용된 대한제국 마지막 연호) 3년 7월 11일’ 글씨가 이승만 전 대통령의 필치로 보인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정확한 기록이 없는 상태”라며 “해방 뒤 일본 잔재를 없애고 민족적 정기를 나타내고자 이 전 대통령이 특별히 써서 석공이 새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1918년 조선은행이 간행한 영문잡지 '조선과 만주의 경제 요강(Economic outlines of Chosen and Manchuria)'

1918년 조선은행이 간행한 영문잡지 '조선과 만주의 경제 요강(Economic outlines of Chosen and Manchuria)'



문화재청은 고증결과를 서울시와 한국은행에 통보할 예정이다. 한국은행이 안내판 설치나 글 삭제 등 문화재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하면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관리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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