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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와 여행①]기업이 유적지 후원…'생존이 지상과제'된 여행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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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항공기 승객 규모 전년比 80%↓…항공사 화물운송에 집중
이탈리아에선 기업에 유적지명단 제공…지원모색
여행사·호텔 등 관광산업 전반 어려워…생존 방안 모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세계 관광업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봉쇄조치 등이 해제됐지만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이동은 여전히 쉽지 않아 여행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들은 생존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일부 관광지들은 다시 문을 열기 시작했고 이색 사업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분수 앞에서 마스크를 쓴 커플이 셀카를 찍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탈리아 로마의 트레비분수 앞에서 마스크를 쓴 커플이 셀카를 찍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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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세계 최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예산 삭감이라는 위협에 직면했다. 올해 로마를 방문하는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990만명 줄어들 것으로 세계여행관광협회(WTTC)가 예상했기 때문이다. 관광수익이 줄면서 유적지를 관리, 유지하고 복원작업을 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야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마시가 내놓은 해답은 바로 수천개의 이탈리아 기업으로 구성된 전국 단위의 협회 콘핀더스트리아와 2년간의 후원 계약을 맺는 것이었다. 마치 15세기 피렌체를 실질적으로 지배했던 메디치 가문이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을 후원했던 것처럼 유적지 명단을 만들어 개별 기업이 후원하는 방식인 것이다.


살바토레 세티스 이탈리아 고고학자는 "규모가 큰 역사의 중심지를 보존하는 것은 매우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유적지의 유지·보수가 가능하게끔 추가 자금을 확보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관광도시인 로마가 생존을 위해 선택한 방법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관광업은 그야말로 생존을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관광 수요가 크게 줄면서 관광지로 유명한 지역과 국가는 물론 항공사, 호텔과 같은 관련 업계가 일자리 감축, 파산 신청 등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용을 줄이고 부채를 늘리며 파산을 막으려는 곳들이 늘고 있지만 결국 이를 버티지 못하고 망하는 기업도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 7월 전 세계 항공기 승객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79.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IATA는 지난 6월 보고서를 통해 2024년까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전 세계 승객 수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는 지난해보다 승객 규모가 5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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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항공사들은 생존을 위한 대안을 찾고 있다. 이미 중남미 최대 라탐항공과 2위 항공사 아비앙카가 파산보호신청을 했고 태국 타이항공과 버진애틀랜틱, 버진오스트레일리아 등도 무너졌다. 현재까지 가까스로 살아남은 항공사들은 줄어든 고객 수요 대신 경제활동 재개로 인해 운송할 화물이 늘어나면서 비행기 좌석을 빼고 그 자리에 화물을 채워 운송을 통해 수익을 보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분석에 따르면 항공업계 전체 화물운송 수익은 올해 1110억달러로 예상된다고 IATA는 전망했다. 이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전 전망치에 비해서는 소폭 늘어난 것이다. 다만 여객기 운항에 따른 수익 전망치가 당초 5810억달러에서 2410억달러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증가세를 보인 것만으로도 차이가 있는 것이다. 전체 항공사 수익에서 화물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소 8분의 1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4분의 1 가량일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업계도 코로나19 재확산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업계 생존을 위해 정부 등에 국경을 개방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0개 이상의 여행·관광단체들과 유럽 전역의 노조는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지도부에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이동제한조치를 다른 조치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개 서한을 발송했다. 관광산업에 종사하는 유럽인만 2700만명이 넘는다면서 사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호텔업계도 상황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포브스에 따르면 힐튼호텔, 매리어트호텔 등 세계 최대 호텔 체인점 5곳의 총 시가총액은 9월 792억달러를 기록해 올해 초에 비해 252억달러나 떨어졌다. 고객이 크게 줄면서 직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다수의 호텔 소유주들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기관에 압류 조치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대표적으로 145년 역사를 갖는 시카고 파머하우스 힐튼 호텔이 압류 위기에 놓였다.


이에 일부 호텔들은 출장 고객들이 줄어들고 재택근무가 늘었다는 점 등에 착안해 생존 방안을 모색했다. 프랑스 아코르호텔과 네덜란드 기반의 시티즌M은 재택근무 장소가 필요한 고객들을 위해 방을 내어주는 마케팅을 펼쳤다. 소피텔과 이비스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아코르의 거라브 부샨 최고개발책임자(CDO)는 "모든 시설이 갖춰져있으면서도 작은 아파트가 아니며 아이들이나 가족이 주변에 있지 않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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