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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딸깍발이]'버핏의 스승' 그레이엄의 충고…개미들이여, 투기 말고 투자를 하라

최종수정 2020.09.18 15:29 기사입력 2020.09.18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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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투자자 개정4판/벤저민 그레이엄 지음/이건 옮김/신진오 감수/국일증권경제연구소/2만3000원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요동치는 증시에 풍부한 시중의 유동성까지 겹쳐 국내 주식시장에서 유례없는 진기록이 쏟아지고 있다. 투자자예탁금은 60조원을 넘어서 역대급 기록이 형성되고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는 현상)' 규모가 17조원대로 급증해 사상 최고치까지 경신했다. 내년 코스피가 3000까지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너나할것없이 증시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는 분명 '주린이(주식 초보자)'에게 하나의 기회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주로 주목받은 종목이 크게는 10배 가까이 오르자 성공 투자의 미담은 주린이들을 설레게 만들었다. 잠시 갖고 있던 아파트 잔금용 2억원을 '몰빵'한 게 8억원으로 불었다는 인증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올해 기업공개(IPO)로 '대박' 난 기업의 임직원들이 강남 아파트 한 채 값을 벌었다는 등 자극적인 기사가 쏟아져나왔다.

그러나 극심한 변동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성공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같은 주식에 투자했는데 누구는 왜 배 이상 벌고 내 계좌는 왜 마이너스일까.


[남산 딸깍발이]'버핏의 스승' 그레이엄의 충고…개미들이여, 투기 말고 투자를 하라
'가치투자의 아버지'가 쓴 투자 바이블
'증권분석' 통해 과학적 주식투자 도입
70여년 지났지만 아직도 최고의 가치

성공적으로 투자하고 싶은 개미들에게 미국 경제학자 벤저민 그레이엄(1894~1976)의 '현명한 투자자'는 투자의 정석을 알려주는 바이블이다.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에 앞서 가치투자의 고전인 '증권분석'을 내놨다. '감'으로 하던 주식투자에 과학적 증권분석의 틀을 도입해 과학의 반열로 올려놓은 책이다. 그레이엄은 워런 버핏 같은 투자의 대가를 양성한 인물이다. 그의 가치투자 원칙은 7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최고의 가치를 발하고 있다.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에서 초보 투자자도 건전한 투자전략을 수립ㆍ실행할 수 있도록 투자원칙과 투자태도에 대해 조언한다. 주목할 것은 '투자'와 '투기'의 차이다. 저자는 투자란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원금의 안전과 충분한 수익을 약속받는 행위이며, 이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투기"라고 정의한다.


주식은 기본적으로 보유 기간에 투기요소가 있음을 확실히 인식해야 한다. 그러니 투자자는 이를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고 장기간 손실에 시달릴 수 있으니 금전적ㆍ심리적으로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

과도하지 않게 10~30개 종목 분산투자
방어적 투자자를 위한 투자원칙 안내

최근 국내에서 개인들이 연 환산 이자율 4~9%에 이르는 증권사 신용융자를 쓰고 있으며 이마저 고갈될 정도로 급증했다. 그레이엄이라면 어떤 말을 할까. 물론 개인들은 과거 '개미'와 달리 훨씬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팔라'는 저자의 충고를 충실히 따르는 '스마트 개미'가 됐다.


연 환산 이자율을 상회하는 수익만 거둘 수 있다면 빚투도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 그러나 그레이엄은 투자자를 방어적 투자자와 공격적 투자자로 나눠 투자자의 성향과 기질에 맞게 어떻게 투자해야 하는지 투자원칙도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멍청한 투기 유형' 세 가지에 대해 언급하면서 경각심을 다시 일깨운다. 그는 "투자라고 착각하면서 하는 투기, 지식과 능력이 부족한데도 소일거리 수준이 아니라 본격적으로 벌이는 투기,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거액을 동원하는 투기"를 꼽았다.


그레이엄은 방어적 투자자를 위한 네 가지 주식 선정 기준도 제시했다. "충분하지만 과도하지 않게 분산투자(10~30개 종목)하며 재무구조가 건전한 유명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선정, 장기간 지속적으로 배당을 지급한 기업이며 과거 7년 평균 이익의 25배 이하인 동시에 최근 12개월 이익의 20배 이하인 주식을 매수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그레이엄은 '성장주'에 대해 공격적 투자자라면 도전해볼 만하지만 방어적 투자자라면 '화려하진 않아도 건전한 수익을 주는' 곳이 더 낫다고 평했다.

'대박' 노리는 공격적 투자자인 당신
확신주에 거액 묻고 100배 오를 때까지
참을성·배움 있어야 '현명한 투자자'

하지만 '대박'의 기회를 엿본다면, 그 중에서도 '장래를 강하게 확신하는 주식에 일찌감치 거액을 투자하고, 이후 주가가 100배 이상 상승할 때까지 흔들림없이 보유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다면 투자해도 무방하다.


오로지 한 기업에 투자해 대박을 터뜨리는 투자자는 거의 모두 그 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다. 그렇지 않은 경우 끊임없는 유혹과 의문을 떨쳐내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공격적 투자자들에게 소외된 대형주, 시장가격보다 내재가치가 훨씬 높은 염가 종목, 특수 상황이나 워크아웃에 처한 곳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레이엄은 2020년 증시에 대해 어떤 조언을 해줄까. 그 어느 때보다 시장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과거에 변동성을 겪었던 저자의 가르침은 시간마저 뛰어넘는다.


"주식은 가격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여기서 오는 수익기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타이밍(시점)'과 '가격'을 통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정말로 끔찍한 손실은 가격을 따지지 않고 산 주식에서 발생했다."


그레이엄이 말하는 현명한 투자자는 참을성 있고 충실히 연습하며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는 사람이다. 보유 주식에서 별 문제 없이 수익이 창출되는 한 시장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저가 매수, 고가 매도의 원칙을 지키는 투자자다.


그렇다면 지금 나는 그냥 '개미'인가 아니면 '현명한 투자자'인가.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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