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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좀 쓰세요" 방역수칙 무시 '오륙남' 조롱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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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의로 방역 수칙 무시…대다수 50·60 남성
보건소 직원에 침뱉고 병원 탈출, 대중교통 난동 부리기도
전문가 "구분짓는 단어는 사회 갈등을 심화시킬 뿐"

고의로 방역 당국의 방역 수칙을 어기는 사례가 최근 잦게 발생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들의 대부분이 5·60대 이상 남성인 것을 지적하면서 비하·조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고의로 방역 당국의 방역 수칙을 어기는 사례가 최근 잦게 발생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들의 대부분이 5·60대 이상 남성인 것을 지적하면서 비하·조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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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김슬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공권력 집행을 무시하는 사례가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들을 '오륙남'으로 지칭, 조롱하는 현상도 나오고 있다. '오륙남'이란 50~60대 남성을 말하는 신조어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오륙남' 아니냐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비난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전문가는 일종의 편 가르기로 볼 수 있어 사회 갈등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봤다.


16일 대구시에 따르면 60대 한 남성은 방역 당국의 자가격리 요청을 어기고 고속철도(KTX)를 이용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듣고 휴대전화를 끈 뒤 서울역에서 출발한 부산행 KTX를 탔다. 이후 동대구역에 정차한 열차 안에서 철도경찰과 방역 당국 등에 붙잡혔다.

앞서 지난달에는 '광복절 집회'에 참석한 사랑제일교회 교인 50대 남성 A 씨가 파주 병원에서 도주하기도 했다. 파주시에 따르면 A 씨는 간호사들이 업무를 보는 공간 아래 바닥에 엎드려 출입문까지 이동해 병원을 탈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 씨는 병원 측이 '김칫국에 독약을 탄다'라는 등 비상식적인 주장을 하는 것으로 전해져 방역으로 힘쓰는 의료진들을 고생시킨다는 이유로 시민들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경기 포천에서는 같은 달 50대 부부가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요청하는 보건소 직원을 껴안고 침을 뱉는 등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광복절 집회'에 참석해 자신들이 진단 검사 대상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검체를 요구하는 보건소 직원을 향해 "왜 우리만 검사를 받느냐","우리와 접촉했으니 당신들도 검사를 받으라"라며 난동을 부렸다.


지난달 27일 서울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50대 승객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승객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서울 지하철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50대 승객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한 승객을 향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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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서울 지하철에서는 한 50대 남성 승객이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는 다른 남성 승객의 뺨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등의 사건이 일어났다.


또 이달 초에는 서울 지하철 내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통화하던 중년 남성이 다른 승객으로부터 '마스크를 쓰라'는 지적을 받자 욕설을 하며 "내가 뭘 잘못했느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 남성은 언쟁 도중 분을 이기지 못해 손에 있던 우산을 휘두르려다 다른 승객에게 제지를 당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마스크 미착용자 대중교통 탑승 제한 마찰 사건' 141건이 접수돼 151명을 검거했다. 검거자 중 60대 이상은 45명(30%), 50대는 38명(25%)으로 50대 이상 장년층이 절반이다. 또 검거된 이들 가운데 135명(89%)이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3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안 그래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피로도가 높아졌는데, 방역 수칙 등을 무시하는 사람들의 사례를 접하다 보면 더 짜증이 나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리고 이들 중 대다수가 5·60대 남성이지 않나, 솔직히 뉴스를 보다가 5·60대 남성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또?'라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달 3일 오후 6시 50분쯤 경의중앙선 열차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소리를 지르다 우산을 휘두르려는 중년 남성(오른쪽)./사진=연합뉴스

이달 3일 오후 6시 50분쯤 경의중앙선 열차 안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소리를 지르다 우산을 휘두르려는 중년 남성(오른쪽)./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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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는 중년기에서부터 시작되는 노령화로 인해 신체적으로 방역 수칙 등을 지키기가 어려운 탓도 있지만, 나이를 앞세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이른바 '꼰대 심리'도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나이 든 세대들은 '내가 이만큼 살았으니까 내가 더 잘 알아'하는 기득권적인 심리, 이른바 '꼰대 심리'가 깔려있다. 자신들의 젊었을 시절과 현재를 비교하며 사회 전반에 대한 불만이 크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라면서도 "신체적으로 노령화가 오게 되면 '마스크 착용' 등이 힘들 수 있다. 젊은 사람들에 비해서 마스크를 쓰고 있으면 쉽게 숨이 찬다든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곽 교수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쉽게 피로감과 분노를 느끼는 것 같다. 그러나 사회의 질서나 규범을 파괴하는 것은 나아가 범법행위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륙남' 등의 용어는 사회를 더욱 극단화시키는 문제가 나타나기 때문에 자제하는 것이 옳다. 편 가르기를 통해 사회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고 분열시키기 때문"이라며 "또 이런 용어가 탄생하게 되면 이를 따르게 되는 동조, 모방 심리가 생기기 때문에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슬기 인턴기자 sabiduria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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