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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가족드라마 맞아?" '편의점 샛별이' 속 여성혐오 [김가연의 시선 비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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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 성인 웹툰 드라마화한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첫방송부터 여성혐오·선정성 논란 '시끌'
이명우 PD "원작에서 우려되는 지점과는 거리가 먼 따뜻한 가족 드라마"

지난 19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한 장면. 최대현(지창욱 분)은 정샛별(김유정 분)의 첫 만남이 그려진다/사진=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화면 캡처

지난 19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한 장면. 최대현(지창욱 분)은 정샛별(김유정 분)의 첫 만남이 그려진다/사진=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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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저기요, 잠시만요. 편의점에서 담배 세 갑만 사다 주시면 안 돼요? 잘생긴 오빠 그러지 말고요. 딱 한 번만요."


최대현(지창욱 분)은 정샛별(김유정 분)에게 비닐봉지를 건넨다. "웬만하면 끊어라. 뼈 삭는다. 이봐 학생들, 그런 건 어른 돼서 하고 좀 더 멋진 일에 청춘을 걸어봐."

샛별은 날아올라 대현의 어깨를 잡은 뒤 입을 맞춘다. "이건 나 걱정해준 값. 담배 끊으라고 해준 사람 오빠가 처음이에요. 오빠, 조심하세요. 제가 오빠 어떻게 할지 몰라요."


성인 웹툰을 원작으로 둔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한 장면이다. 해당 드라마는 지난 19일 첫 방송된 뒤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드라마 내에 여성혐오적 요소가 많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혐오란 영단어 Misogyny(미소지니)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으로, 단순히 '싫어한다'는 의미가 아닌 남성 중심적 문화에서 비롯된 여성에 대한 편견, 일반화, 멸시, 비하, 폭력 등을 포괄한다.

또 여성을 존중받아야 할 개인이 아닌 성적 도구로 취급하는 성적 대상화, 출산·양육을 위한 도구화 등도 이에 포함된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에서 오피스텔 불법 성매매 장면이 그려져 논란이 불거졌다/사진=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화면 캡처

지난 19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에서 오피스텔 불법 성매매 장면이 그려져 논란이 불거졌다/사진=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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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에서 논란이 되는 부분은 ▲오피스텔 성매매 희화화 ▲청소년과 성인의 키스신 ▲여성 청소년에 대한 성적 대상화 ▲웹툰작가로 등장하는 한 남성이 상의를 탈의한 채 신음 소리를 내면서 성인 만화를 그리는 장면 등이다.


특히 앞서 언급한 장면과 샛별의 동생 정은별(솔빈)이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을 찾은 장면에 대해서는 "미성년자를 성적대상화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해당 장면에는 솔빈과 그의 친구들이 교복을 입고 노래를 부르면서 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고, 허리를 튕기는 등 모습이 담겼다.


또한 미성년자 역할을 맡은 여성 배우들의 몸매를 위아래로 훑는 듯한 카메라 구도도 논란이 됐다.


이밖에도 성인 웹툰 작가 한달식(음문석)이 출연한 장면을 두고도 비판이 잇따랐다. 한달식은 여성의 나체가 묘사된 그림들로 가득한 방에서 "작가가 흥분을 해야 그림도 흥분을 한다"며 수건만 두른 채 신음소리를 내며 여성의 신체가 노출된 그림을 그렸다.


이렇다 보니 해당 드라마를 시청하는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성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편의점 샛별이'의 경우 '15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돼, 지상파 방송사의 소위 '황금 시간대'라고 불리는 금·토 오후 10시에 편성됐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한 장면. 성인 웹툰 작가 한달식(음문석)이 수건만 두른 채 신음소리를 내며 여성의 신체가 노출된 그림을 그리고 있다/사진=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화면 캡처

지난 19일 첫 방송된 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의 한 장면. 성인 웹툰 작가 한달식(음문석)이 수건만 두른 채 신음소리를 내며 여성의 신체가 노출된 그림을 그리고 있다/사진=SBS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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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이 드라마의 재방송을 시청하게 됐다고 밝힌 직장인 A(27) 씨는 "TV를 켜니 오피스텔 성매매 단속 장면이 나오더라"라며 "SNS나 온라인커뮤니티를 잘 하지 않아서 논란이 된 줄도 몰랐었다. 성매매 자체가 굉장히 심각한 범죄인데도 가볍게 묘사되는 것을 보고 놀라 바로 채널을 돌렸다"고 밝혔다.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해 드라마를 봤다는 B(31) 씨도 "가족 드라마라더니 이게 무슨 가족 드라마인가"라며 "가족들과 다 함께 드라마를 보다가 너무 놀랐다. 대체 어느 가족 드라마에서 여고생을 성적으로 묘사하고, 신음소리를 몇 분이나 내보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대체 시대가 어느 땐데 이런 게 아직도 나오는지 모르겠다"면서 "이제는 안 나올 때도 되지 않았나"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시청자들은 SBS 시청자 게시판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민원 게시판을 통해 '편의점 샛별이'의 폐지 및 방영 중지를 촉구하고 나섰다.


한편 '편의점 샛별이'는 성인 웹툰을 원작으로 둔 만큼 방송 전부터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원작에서 "미래의 룸망주(룸살롱과 유망주의 합성어)" 등 여성 비하 표현이 사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이 같은 논란에 제작진은 해당 드라마는 가족드라마로 모두가 시청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연출을 맡은 이명우 PD는 지난 19일 제작발표회에서 "원작에서 우려되는 지점과는 거리가 먼 따뜻한 가족 드라마"라며 "원작이 가지고 있는 캐릭터의 힘과 긍정적인 요소를 따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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