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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 아닙니다" 간헐적 채식·비건 브랜드…비거니즘 지향하는 2030

최종수정 2020.05.31 06:13 기사입력 2020.05.3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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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세대, 채식 선택으로 '미닝아웃'
국내 채식 인구, 150만 이상 추정
비건버거·크루얼티프리 등…외식·뷰티업계도 비건 지향
전문가 "SNS 등 영향…의견교류 활발해진 영향"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 직장인 A(27) 씨는 최근 간헐적 채식을 시작하기로 다짐했다. 최근 가공육 제조 과정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를 봤기 때문이다. A 씨는 "제가 본 다큐멘터리에는 동물 생명권의 중요성 뿐 아니라, 대기업의 자본주의 논리가 육식을 강요하는 세태를 만들었다는 주장이 담겨 있었다"면서 "갑자기 완전한 비건이 되기는 힘들지만,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최근 동물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내에서도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20·30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출생자)가 늘어나고 있다.

비거니즘(veganism) 확산에 따라, 완전한 채식주의가 아니더라도 일정 기간을 정해 간헐적 채식을 실천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비거니즘은 다양한 이유로 동물성 제품을 섭취하지 않는 식습관 및 그러한 철학을 의미한다. 동물 화학 실험을 하는 제품, 동물성 제품 소비를 지양하는 행위도 포괄한다.


지난해 채식주의자 커뮤니티 '한국채식연합'(KVU)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15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한국채식연합 측은 채식을 선호하거나 지향하는 인구의 수를 포함하면, 국내 채식 인구는 훨씬 많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같은 소비행위는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으로도 꼽힌다.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미닝아웃'(Meaning Out)을 올해의 트렌드로 언급한 바 있다. 미닝아웃이란 신념(Mean)과 커밍아웃(Coming out)의 조어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사회적 신념을 드러내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렇다 보니 소비 동향에 발맞춰 비건을 내세우는 브랜드도 많아지고 있다. 롯데리아는 지난 2월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최초로 식물성 버거를 출시했다. 뷰티업계 역시 식물성 원료로 만들어진 비건 화장품이나 동물 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제품을 내놓는 등 '비건뷰티'를 지향하는 추세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일각에서는 채식주의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채식을 지향하면서도 고기 맛을 낸 대체육을 먹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거나, 채식을 강요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주장이다.


누리꾼들은 SNS 및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채식을 해야 한다면서 고기 흉내 낸 건 왜 먹으려 하나", "그냥 편식인 게 부끄러워 비건이라고 하는 것 아닌가", "혼자 채식을 하면 될 일인데 고기를 먹는 다른 사람들은 왜 비난하나" 등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는 SNS 등을 통해 비슷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교류하게 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가 특히 정의로운 세대라기보다는 인터넷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며 "본인이 올바르다 또는 정의롭다고 생각하는 어떤 것을 콘텐츠로 만들어 의견을 주고받는 게 수월해졌다. 의견교류를 활발히 하다 보니 확산도 많이 되고 따르는 사람도 전보다 많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교수는 일부 채식주의 운동에 대해서는 "과정이 목적을 훼손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운동 자체가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 동물실험이나 잔인하게 도축·학대하는 것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좋지만 남의 영업장 내부 또는 인근에서 시위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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