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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욕에 눈 먼 늙은이" 이용수 할머니 향한 '원색적 비난'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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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 윤미향·정의연 성금 유용 의혹 재차 제기
기자회견 후 이 할머니 향한 도 넘은 비난 이어져…"노망난 늙은이"
전문가 "진위여부 가려지지 않은 사안에 대한 원색 비난 삼가야"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문건을 들어 보이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오후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시작하며 문건을 들어 보이는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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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연주 인턴기자] "부끄러운 과거를 갖고 살면서 뻔뻔하게 돈을 요구하냐.", "누가 보면 나라라도 구한 사람인 줄 알겠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25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그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전 정의연 이사장)이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이 할머니를 향한 원색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는 진위여부가 가려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 편가르기식 비난이 이어지면 본질이 흐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장에 갔다 온 정신대와 위안부는 많이 다르다. 14살 때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끌려가서 당한 일은 말로도 못 할 정도"라며 "정대협은 정신대를 위한 기관인데 무슨 권리로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교회에 갔더니 (정대협 측에서) 돈을 주는데 무슨 돈인지도 몰랐다"며 "왜 모금을 하는지도 모른 채 농구경기 등 모금에 따라 다녔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김복동 할머니를 고생시키며 끌고 다니면서 이용하고도 뻔뻔스럽게 그 묘지 앞에서 가짜의 눈물을 흘렸다"며 "병 주고 약 주고 하는 죄를 검찰에서 다 밝힐 것"이라고 했다.


해당 기자회견 이후 윤 당선인과 정의연을 둘러싼 논란이 더 거세지자 온라인상에선 이 할머니를 향한 공격성 댓글이 줄줄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포털 뉴스 댓글 캡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포털 뉴스 댓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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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비롯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수요집회 몇 번 나오더니 결국 돈을 바란 거였냐", "정의연의 헌신이 아깝다"등 반응을 보였다.


한 누리꾼은 "할머니 너무 나가셨다"며 "할머니가 안쓰러워야 하는데 왜 그렇지 않지? 할머니가 다른 피해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정의연이 아니었으면 당신들(위안부 피해자들)은 매춘부로 전락했을 것"이라며 "한 마디로 자기 마음에 안 든다고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누리꾼들은 "위안부도 돈 때문에 갔던 거 아니냐", "소녀상 다 철거하고 수요집회 없애버려라", "이용수 할머니의 눈물은 악어눈물에 불과하다", "부끄럽게 살았으면서 끝까지 추태" 등 도 넘은 비난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지금까지 돈 받아내려고 수요집회를 나간 거였네"라며 "돈이 그렇게 좋냐"고 비꼬았다.


다른 누리꾼은 "정의연의 성과는 이해하지 못하고 돈 안 주니까 배신자 취급을 한다"며 "위안부도 결국 돈 때문에 한 게 맞다"고 원색 비난을 쏟았다.


또 다른 누리꾼은 "부끄러운 과거로 살아왔으면서 누가 보면 독립운동이라도 한 줄 알겠다"며 "위안부도 가짜였다고 말하지 그러냐"고 험한 말을 했다.


이외에도 "권력욕에 눈이 먼 늙은이. 기자회견이 너무 유치해서 봐줄 수가 없었다"라며 "부질없는 퍼포먼스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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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아직 논란으로 남아있는 사안을 두고 원색적인 비난부터 하는 것은 당사자 간 일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는 구도를 만든다"면서 "특히 이번 사안은 '위안부 피해'라는 상징적 의미가 있어 과정에서 더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이슈가 발생했을 때 비난, 편가르기, 사회갈등을 야기하면, 자칫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리 사회가 과정을 지켜보고 사안이 해결되기를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같은 날(25일) 정의연은 이 할머니의 기자회견에 대해 구체적 입장 표명 없이 "마음이 아프다"는 입장을 내놓고, 이 할머니의 일부 발언에 대한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 따르면, 정의연은 "오늘 기자회견을 안타까운 심정으로 지켜봤다. 30년간 운동을 함께 해왔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기자회견에 대해 입장을 내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다만 몇 가지 부분에 관해 설명 자료를 낸다"고 밝혔다.


정의연은 이 할머니가 기자회견에서 "(정대협은) 할머니를 앉혀서 증언을 한 번 받은 적이 없다"며 "(19)93년도부터 책을 6500원에 파는 것을 봤다. 그래도 몰랐다"고 말했다.


여기서 '책'이란 정대협 등이 발간한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 위안부들: 증언집'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정의연은 증언집 발간 경위를 설명하고, 이용수 할머니의 증언 역시 위안부 피해자 증언집인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 위안부들' 1집에 수록돼 있다고 해명했다.


정의연은 "'한국정신대연구회'(이후 한국정신대연구소) 연구원들이 참여해 증언 채록을 진행했다"며 "정대협과 한국정신대연구소 공동저작물로 증언집을 출간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증언집은 피해자의 존재를 알리고, '증거 문서 부재'를 이유로 불법성을 부인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자료였다"고 덧붙였다.


정의연은 당시 증언집 출간에는 윤정옥 이화여대 명예교수(정대협 초대대표)와 정진성 서울대 명예교수 등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정의연은 "피해자의 증언을 부정하려는 일본 우익과 역사부정주의자들로부터 가장 많이 공격받았던 분이 바로 이용수 할머니였다"며 "그래서 오늘 기자회견이 특히 더 마음이 아프게 다가왔다. 가해자에 맞서며 피해자의 증언 일부가 변화하기도 했지만, 일본군 '위안부'로서 겪어야 했던 피해의 본질적 내용은 결코 변한 적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김연주 인턴기자 yeonju185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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