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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 사고, 반품은 백화점에서? '콜스'가 살아남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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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미국 3대 백화점 '콜스', 20년간 1800% 성장
아마존 등장·밀레니얼 세대 부재로 매출 성장률 하향·신규고객 유입률 감소
대항 대신 협력 선택…82개 매장서 아마존 물건 무료 반품 서비스 시행
2019년7월 미국 전역 1100여개 매장으로 확대 시행

[이미지 출처 = Koh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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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그야말로 아마존 전성시대다. 전 세계 유통업계를 주름잡던 거대 기업들이 아마존의 등장으로 줄줄이 자취를 감추거나 위기에 빠졌다. 자금 여력이 되는 기업들만 남아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며 아마존에 대항하고 있는 상황. 하지만 미국 백화점 체인 '콜스(Kohl's)'는 다른 방식으로 아마존 시대에 살아남았다. 아마존에 대항하는 것이 아닌 '협력'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콜스는 지난 1962년 미국 위스콘신에 설립된 백화점 체인점이다. 1927년 식료품 가게였던 맥스웰 콜(Maxwell Kohl)이 그 전신이다. 백화점 품질을 지향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백화점 업계 전통 강자인 메이시스(Macy's), 노드스트롬(Nordstrom)과 함께 미국 3대 백화점에 이름을 올렸다. 점포 수 기준으로는 1위, 매출 기준으로는 3위에 안착했다. 매출도 지속 성장세를 보였다. 1992년 뉴욕 증시에 상장할 당시 연 매출은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2012년 연 매출 190억 달러(약 22조5400억원)를 돌파하면서 20년 동안 1800%나 성장했다.

하지만 2012년 고점을 찍은 이후 매출 성장이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아마존' 때문이었다. 당시 콜스는 아마존에 대항하는 전략을 시도했다. 온라인 스토어를 만들어 포인트 적립 제도를 바꾸고 매장 픽업 서비스도 시행하는 등 30억 달러(약 3조5500억원)를 쏟아부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연간 5% 성장에 그쳤고, 신규고객 유입률은 1% 수준에 머물렀다.


게다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른 밀레니얼 세대는 콜스의 고객이 아니었다. 콜스 주 고객층의 평균 나이는 50세. 고리타분한 브랜드 이미지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콜스는 젊은 고객들의 유입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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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걸 타개하기 위해 2017년 콜스는 업계가 경악할 만한 계획을 내놨다. 로스앤젤레스(LA)와 시카고에 있는 콜스 백화점 82곳에서 아마존 물건을 반품할 수 있는 '아마존 리턴 서비스'를 시범 시행하겠다고 발표한 것. 반품 비용을 받지 않는 데다 상자나 포장재 없이도 반품을 할 수 있고, 심지어 아마존 반품 고객들을 위한 주차 구역까지 배려했다. 백화점 내에 아마존 자체제작 상품을 판매하는 부스도 설치했다. 당시 애널리스트와 유력 경제지 등에서는 "콜스가 아마존에 팔리길 바라고 있다", "미친 짓이다"라는 부정적 평가를 쏟아냈다.

우려와 달리 2년 간의 시범 시행 결과는 상당히 긍정적이었다. 아마존 리턴 서비스 시행 점포와 일반 점포의 성과는 극명하게 대비됐다. 고객 방문율은 13.5%더 높게 나타났고, 고객들 중 56%는 신규고객 또는 1년 이상 콜스에 방문하지 않은 고객들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에서 수집한 지오로케이션 데이터에 따르면 아마존 상품의 반품을 위해 방문한 고객들은 일정 시간 이상 점포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20%는 콜스에서 물건을 구입했다. 게다가 아마존의 주요 소비층인 2030 젊은 세대들의 유입도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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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독일 최대 슈퍼마켓 체인 알디(Aldi), 미국 최대 피트니스 기업 플래닛 피트니스(planet fitness) 등과 제휴해 매장 안에 마켓과 체육시설을 들여 더 많은, 더 젊은 고객들이 콜스에 방문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콜스는 아마존 리턴 서비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난해 4월 앵커리지와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 전역의 1100여개 콜스에서 해당 서비스를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7월부터 미국 전역에서 시행 중이다.


시범 시행에서는 상당히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지만 미 전역 확대 시행이 콜스에게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시장의 전망은 반반이다. 금융리서치기업 코웬의 애널리스트 올리버 첸은 "콜스는 공간을 가지고 있고, 아마존은 오프라인에 진출하려는 야망이 있다. 둘의 조합이 잘 어울리지 않나"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이에 비해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콜스와 아마존의 협력 관계가 결국 아마존의 승리, 콜의 패배로 끝날 것"이라고 관측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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