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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찰 중단 의혹 고발부터 11개월 걸린 조국 기소

최종수정 2020.01.17 19:20 기사입력 2020.01.1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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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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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성필 기자] 검찰이 1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재판에 넘겼다.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2017년 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을 중단시켰다는 혐의다. 김태우 전 청와대 특감반원이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작년 2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유재수 감찰 중단 혐의 수사 마무리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이날 조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특감반 감찰 활동을 방해하고 금융위원회 관계자의 감찰·인사 권한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기소 이유를 밝혔다.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이던 당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으로 재직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사실을 알면서도 위법하게 감찰 중단을 지시하고 고발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3일 조 전 장관에 이 같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범죄 혐의가 소명되나 굳이 구속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영장을 기각했다. 당시 조 전 장관의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유 전 부시장에게 사표를 제출토록 하는 조치를 취한 점 등을 들어 소명된 범죄 혐의가 그리 무겁지 않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영장 기각 뒤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한다. 하지만 검찰은 이달 6일 조 전 장관을 불러 보강 조사를 한 뒤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법원이 구속해야 할 정도로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고 본 상황에서 영장을 재청구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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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넘게 잠잠했던 수사… 아직 진행형

이 사건은 김 전 특감반원의 고발로 촉발됐다. 작년 2월 일이다. 김 전 특감반원은 당시 "조 전 장관 등에 의해 유재수 감찰이 중단됐다"며 직권남용 혐의로 조 전 장관 등을 고발했었다. 사건은 지난 9개월간 수면 밑에 잠겨 있다가 그해 11월 검찰이 유 전 부시장을 소환하면서 다시 급물살을 탔다. 이 때문에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사건을 등한시하다가 조 전 장관 일가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막히자 캐비닛에서 꺼내 착수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여권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법률위 부위원장 출신 김남국 변호사는 당시 "고발이 들어오고 9개월 동안 수사를 안하다 갑작스럽게 조 전 장관에 대한 수사가 필요해지자 검찰이 표적 수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고발 접수 뒤 꾸준히 수사를 해왔으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등에 주력한 탓에 사건 진행이 다소 더뎠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이날 조 전 장관을 고발 접수 11개월 만에 기소하면서 "다른 관여자들에 대한 공범 여부는 사실 관계를 추가로 확인한 뒤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당시 조 전 장관에게 감찰 중단 의견을 전달한 의혹을 받는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을 이미 두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김경수 경남지사와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등도 참고인 조사를 한 바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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曺 "법정에서 직권남용 그 허구성 밝힐 것"

조 전 장관은 이날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장관 재직시 검찰 수사에 대해 어떠한 개입도 어떠한 항변도 하지 않고 묵묵히 감수했지만, 이제는 한 명의 시민으로 자신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사실과 법리에 따라 철저히 다투고자 한다"며 "감찰 종료 후 보고를 받고 상대적으로 가벼운 조치를 결정한 것이 직권남용이라는 공소사실에 대해서 그 허구성을 밝힐 것"이라고도 했다.


조 전 장관은 "찰의 공소장을 보더라도, 언론이 대대적으로 보도했던, 민정수석의 지위를 활용해 이익을 챙긴 '권력형 비리' 혐의는 없다"면서도 "사후적으로 볼 때, 민정수석으로서 정무적 판단에 미흡함도 있었다"고 썼다. 법적 책임은 없지만 정무적 책임은 지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조 전 장관은 검찰 조사 단계부터 감찰 '중단'이 아닌 '종료'이며 "정무적 책임만 있다"고 주장해왔다.


조 전 장관은 "이유 불문하고, 전직 민정수석이자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국정 운영에 부담을 초래한 점을 자성한다"며 "학자,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으로서 염원하고 추진했던 권력기관 개혁이 차례차례 성사되고 있기에 기쁘지만, 이를 피고인으로 지켜보아야 하니 만감이 교차한다"며 "날벼락처럼 들이닥친 비운(悲運)이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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