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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에 세금요?" 반려동물 보유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종수정 2020.01.17 13:40 기사입력 2020.01.1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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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반려동물 보유세·부담금 검토
유기동물 연간 12만 마리 넘어
전문가 "보유세 필요하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픽사베이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정부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에 보유세나 부담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이를 둘러싼 논란이 치열하다.


세금을 부과할 경우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의견과, 책임감 없는 반려인의 입양을 줄여 유기를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0~24년 동물복지 종합계획'을 통해 오는 2022년부터 반려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 동물복지 기금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는 해마다 버려지는 유기 동물 수가 늘어나면서 관련 비용이 증가하자 반려동물을 보유한 가구가 일정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주인에게 버려지거나 주인이 잃어버린 반려동물은 연간 12만 마리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18년 반려동물 보호 및 복지관리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유기·유실된 반려동물의 수는 12만1077마리인 것으로 집계됐다. 즉 하루에 331마리의 개·고양이가 버려지거나 주인을 잃어버린다는 것이다.

유기동물이 늘어나면서 구조·보호 비용을 포함한 운영비도 늘어났다. 2018년 동물보호센터 운영비는 연간 200억4000만 원이 소요돼 2017년 대비 28.9% 증가했다. 운영비용은 2015년 97억5000만 원에서 2016년 114억8000만 원, 2017년 155억5000만 원으로 매년 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정부는 반려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을 통해 거둬들인 돈을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와 전문기관 등의 설치 및 운영비로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한편 해당 법안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A(27) 씨는 보유세 도입에 반대 입장을 밝히며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반려동물을 미등록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되면 관리는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려인 중에서도 세금을 피하기 위해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특히 보유세가 도입되기 직전에 유기동물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직장인 B(26) 씨도 "펫샵만 없앴어도 유기동물 수가 늘어나는 걸 막을 수 있었을 거다. 새끼 때 귀엽다고 샀다가 반려동물이 성장하면 길가에 내다 버리는 것 아니냐"면서 "외국처럼 펫샵을 다 없애고 정부에서 입양제로 관리해야 한다고 요구할 때는 정부에서 들은 척도 안 하더니 이제 와서 세금 거둔다는 거 보면 웃기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세금을 걷고 난 후 유기동물 보호소가 열악한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흔쾌히 세금 낼 수 있다"면서도 "그런데 지금 상황은 그냥 세금 걷겠다는 거 말고는 아무것도 없지 않냐. 당연히 반발심이 들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부 책임의식이 없는 반려인의 입양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직장인 C(29)씨는 "반려동물을 키우다가 늙고 병나면 유기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동물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이라며 "보유세를 부과하면 이런 사람이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이외에도 보유세에 찬성하는 이들은 유기동물 처리에 드는 비용을 지자체가 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는 시민의 세금으로 관리 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문가들은 유기 동물을 줄이기 위해 보유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에 찬성하며 "유기동물 보호 및 관리 비용에 많은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관련 예산을 보충하기 위해 이같은 법안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선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유기동물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로 '반려동물 판매 산업'을 꼽으며 "반려동물 등록을 의무화하고 보유세를 거둔다면 입양할 때부터 동물과 책임 있게 반려하는 문화가 형성될 거라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번식장에서부터 경매장, 펫샵을 통해 반려동물을 쉽게 사고파는 행태도 줄고, 동물 유기 또한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세금 부과 후 유기동물이 더 많아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선 "동물을 유기할 경우 현행법상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지만, 유기동물에 대한 단속을 더 강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걸림돌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걸림돌을 없애기 위해 정부도 많은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성호 한국성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또한 보유세에 찬성했다. 그는 "보유세를 부과함으로써 반려동물을 무분별하게 키우는 사람들을 제재할 수 있다"며 "보유세로 인해 유기동물이 더 많아지리라 예측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교수는 "'보유세'라는 단어가 주는 반감이 있기 때문에 '보유세'의 용어나 세금 용도 등은 논의해봐야 하는 문제"라고 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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